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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회견' 이준석 "국민들 보수에 등돌려… 윤핵관, 열세지 출마해야"


징계 36일만 기자회견… "죽은 당에 표 줄 국민 없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정호영 기자]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함에 따라 대표직을 잃게 된 이준석 대표는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총체적 당정 위기 요인으로 '윤핵관'을 지목하며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특히 공식 언급을 삼갔던 윤핵관의 실명을 거명하며 차기 총선 수도권 험지 출마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큰 선거에서 3번 연속 국민의힘을 지지해주신 국민이 다시 보수에 등을 돌리고, 최전선에서 뛰어 승리에 일조한 당원들이 자부심보다는 분노를 표출하는 상황을 보면서 많은 자책감을 느낀다"며 "이 상황 해결을 위해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공식석상에 선 것은 지난달 8일 성 상납 증거인멸교사 의혹으로 내부 징계를 받은 지 36일 만이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0일 당을 상대로 비대위 전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마쳤다. 그는 회견문 낭독 과정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자신에 대한 윤리위 징계에 대해서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징계 이후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며 "어차피 정치적으로 진행되고 원칙 없이 정해진 징계수위라는 것은 재심을 청구해도 당대표 축출 목표가 선명한 그들의 뜻을 돌려세울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위 전환을 두고는 "모든 과정은 절대반지에 눈이 돌아간 사람들에 의해 진행됐다"며 "당이 한 사람 몰아내려고 몇 달 동안 위인설법을 통해 당헌당규까지 누더기로 만드는 과정은 전혀 공정하지 않았고 정치사에 아주 안 좋은 선례를 남겼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 과정은 검수완박 한다고 모든 무리수를 다 동원하던 민주당의 모습과 데칼코마니 같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비상 상황을 주장하면서 당의 지도체제를 무너뜨리겠다는 생각은 황당한 발상"이라며 "민심은 떠나고 있고, 대통령이 원내대표에 보낸 메시지가 국민의 손가락질을 받는다면 그것은 당의 위기가 아니라 대통령의 지도력의 위기"라고 꼬집었다.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을 저격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선거 과정 중에서 누차 (대통령이) 저를 '그 XX'라고 부른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으면서, 선거 승리를 위해 내가 참아야 한다고 '참을 인(忍)'자를 새기면서 발이 부르트도록 뛰어다녔다"며 "선당후사를 이야기하는 분들은 매우 가혹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한쪽으로는 저에게 이XX, 저XX 하는 사람을 대통령 만들기 위해 당대표로서 열심히 뛰어야 했던 제 쓰린 마음이 여러분이 입으로 말하는 선당후사보다 훨씬 아린 선당후사였다"고 말했다.

여당으로서 정부에 쓴소리를 하지 못하는 점도 지적했다. 이 대표는 "최근 대통령실 수석비서관이 부정선거 음모론을 줄기차게 주장하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국정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하는 것을 봤다"며 "대통령실이 음모론자와 교류하는 것에 대해 한마디도 지적하지 못한다면 이 당은 이미 죽은 당이다. 죽은 당에 총선에서 표를 줄 국민은 없다"고 강조했다.

당정 위기 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윤핵관의 험지 출마도 요구했다.

이 대표는 "정권이 위기인 것은 윤핵관이 바라는 것과 대통령이 바라는 것, 많은 당원과 국민이 바라는 것이 전혀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소위 윤핵관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모두 우리 당의 우세 지역구에서 당선된 사람이라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윤핵관들과 윤핵관 호소인들이 좀 진취적인 것에 도전해보는 것"이라며 "윤 정부의 성공이라는 표현을 앵무새 같이 읊는 윤핵관 여러분이 조금 더 정치적인 승부수를 걸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윤핵관으로는 권성동 원내대표와 장제원 의원을, 윤핵관 호소인으로는 정진석·김정재·박수영 의원을 거명했다. 이 대표는 "모두 서울 강북지역 또는 수도권 열세지역 출마를 선언하시라"며 "호가호위한다고 지목받은 윤핵관과 호소인들이 각자의 장원을 버리고 열세 지역구 출마를 선언한다면 어쩌면 저는 윤핵관과 같은 방향을 향해 뛸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불응할 경우 "끝까지 싸울 것이고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방식으로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다음 주부터 더 많은 당원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공개하겠다"며 "지방선거가 끝나고 당에서 프로그래머를 고용해 추진하려고 했던 당원 소통공간, 제가 직접 프로그래머로 뛰어들어서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한 달여 간 전국을 돌면서 저녁에 당원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 당의 개혁과 혁신 방안을 담아내기 위해 써내려가던 당의 혁신방향에 대한 책도 탈고를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정호영 기자(sunris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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