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혜리 기자] 글로벌 이동통신 표준화협력기구인 3GPP가 이달 중순부터 '5세대 통신(5G) 어드밴스드(Advanced)' 표준정의서인 '릴리즈18' 제정작업에 돌입한다.
이로써 5G를 넘어 6G 상용화를 위한 여정의 첫 발을 내디딘다. 국제 사회에서는 이동통신 세대가 통상 10년을 주기로 전환되는 것을 고려할 때 6G 상용화를 2028~2030년 사이로 예상한다.
국내 '5G포럼' 의장사인 LG유플러스 박일수 연구위원은 3일 기자들과 만나 "이번 달 15일부터 5G에서 6G 중간단계인 '5G 어드벤스'기술표준 업무가 진행될 예정이며, 6G는 지난 2월에 기술 트렌드에 대한 10개 항목이 확정됐기 때문에 지금 두 가지 기술이 두 가지 표준이 딱 시작되는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가상과 현실 시공간 제약없이 연결하는 지능형 통신 구현
6G는 지난 2019년 상용화된 5G 이후 차세대 이동통신기술로 ▲초광대역 ▲초정밀측위 ▲초고신뢰·저지연 ▲초공간 ▲초절감 등 요소를 가진다.
이론적으로 5G가 구현할 수 있는 최고속도 20Gbps, 사용자 체감속도 100Mbps~, 무선구간 지연 1ms보다 개선된 최대 전송률 1Tbps, 체감 전송속도 1Gbps, 광액세스 Tbps급, 무선구간 지연 0.1msec, 종단간 지연 수msec를 구현할 수 있게 될 것이란 것이 학계 설명이다.
6G는 5G 성능 고도화, 인공지능(AI) 기반 네트워크 최적화, 해상·공중·우주 등 커버리지 확대를 통해 '가상과 현실을 시공간 제약없이 연결하는 지능형 통신 인프라'로 발전할 전망이다.
덧붙여 6G는 '진화적 혁신 확산'과 '와해적 혁신'을 모두 실현하는 인프라로 지목되는데, '진화적 혁신'은 기존 영역의 기술이나 제품을 더욱 발전시키는 형태의 혁신을 말하며 '와해적 혁신'이란 업계를 완전히 재편성하고 시장 대부분을 점유하게 될 신제품이나 서비스를 말한다.
6G에서 구현될 서비스들은 6G 이전 세대인 5G '어드밴스드'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5G 어드밴스드 표준인 '릴리즈18, 19'에서는 ▲멀티미디어 전화 진화 ▲긴급재난통신 ▲지능형 기차역 ▲AI·머신러닝(ML) in 5G 시스템 ▲위성통신 ▲네트워크 슬라이스 접속전화 ▲스마트그리드 ▲메타버스 ▲서비스 로봇 ▲에너지 효율 서비스 등이 확정 아이템으로 공개됐다.
6G에서는 3개 그룹의 주파수 대역을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넓은 커버리지와 실내 서비스를 위한 저대역(1㎓ 이하), 적절한 커버리지와 용량을 제공하는 중대역(1~24㎓), 초광대역 및 저지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고대역(24~300㎓) 등으로 구분된다. 이 외에도 홀로그램, XR 등 특화서비스를 위해 그간 이동통신에서는 사용되지 않았던 테라헤르츠파(㎔) 대역도 후보 주파수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중대역의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2에서 7~15㎓ 대역을 초기 6G 주파수로 지정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2026년 프리 6G 시동…기술패권 경쟁 본격화
5G 다음세대 기술인 '5G 어드밴스드'를 넘어, 6G 표준 제정 절차는 이미 시작됐다.
현재 3GPP 표준화 일정은 '릴리즈18'로, 6G 표준화는 '릴리즈20' 이후로 예상된다. 3GPP는 '릴리즈20'을 통한 6G 선행 연구를 거쳐 2028년에 6G 상용화 표준을 정의한 '릴리즈21'를 제정할 예정이며 2030년에는 상용화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제전기통신엽합 이동통신작업반(ITU-WP5U)회의에서는 지난 6월 6G 미래 기술 트렌드 보고서를 작성하며 6G 표준 제정을 위한 공식적인 절차에 돌입한 상태다.
6G는 디지털 대전환뿐 아니라 미래 신산업의 성장기반이 되는 핵심 기술로, 국제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해 선제적인 기술개발 착수와 국제표준 선점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에 미국·중국 등 세계 주요 국가들도 차세대 이동통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며 기술패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미국은 국방부 산하 고등연구계획국(DARPA) 주도 장기 연구개발에 착수한 이후 최근 주요 우방국과 6세대 기술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으며, 중국도 2019년 6세대 전담기구 출범하고 일본도 2020년 민관 합동 '5세대 이후 연합체(Beyond 5G 컨소시엄)'을 구성‧운영 중이다.
우리 정부도 지난해 '세계 최고 6세대 기술 강국'을 목표로 '6G 연구개발(R&D) 실행계획'을 마련한 바 있다. 해당 계획에는 3대 전략 분야 ▲차세대 핵심 원천 기술 확보, ▲국제표준·특허 선점 ▲연구·산업 기반조성에 대한 세부 실행 계획이 담겼다.
특히, 차세대 핵심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서 당장 민간이 적극적으로 투자하기 어려운 저궤도 통신위성, 초정밀 네트워크 기술 등 6대 중점 분야 10대 전략 기술에 2025년까지 총 2천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새 정부 국정과제에도 6G 표준 선점을 위한 '세계 최고의 네트워크 구축 및 디지털 혁신 가속화'가 수록됐다. 이를 통해 오는 2026년까지 48건의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미래 네트워크 주도권을 확보할 방침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6G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2030년까지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2026년에는 세계 최초로 '프리-6G' 기술을 시연할 계획이다.
◆통신 3사 6G 화력…표준마련·제조사와 협력
정부의 '6G 패권 확보' 경주에 삼성전자, LG전자 등 제조사는 물론, 통신사도 의기투합했다.
이들은 정부 6G 연구개발(R&D)참여, 글로벌 표준·서비스 정의 참여, 국내·외 제조사와의 협력 등으로 6G 리더십 확보에 화력을 더하고 있다.
SK텔레콤은 글로벌 사업자 단체인 'NGMN 얼라이언스'에 국내 사업자로서는 유일하게 참여해 지난해 5월 '6G 비전 백서'와 올해 2월 '6G 유스케이스 백서'를 공동 집필·발간했다. 또 6G 정부 과제 참여를 통해 6G 기술 개발을 준비 중이다.
아울러 SK텔레콤은 2019년 6월 노키아, 에릭슨, 삼성전자와 각각 5G 고도화 그리고 6G로의 진화를 위한 공동 기술 개발 MoU를 맺고 R&D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회사는 "그 결과물 중 하나로 지난 1월 노키아와 5G·6G 핵심 진화 기술인 '64TRX 무선 기반 클라우드 가상화기지국(vRAN)'을 공동 시연했으며, 6G 진화를 위한 협업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KT도 정부 주도 6G 연구과제 참여를 통해 6G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T 측은 "대표적으로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주관의 6G 핵심기술개발 과제 공동 수행을 통해 6G 주파수, 무선채널모델, 무선접속 방식 등 다양한 6G 관련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면서 "5G 포럼 및 국내 산학연 기관과 더불어 '6G 글로벌 2021' 행사 준비 등 다가올 6G 시대를 대비해 기술 및 제반환경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KT는 최근 한화시스템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6G 시대를 대비해 항공·우주용 양자암호통신 기술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번 협력으로 KT는 양자암호통신을 적용한 위성통신 기술력을 갖추고, 향후 위성통신 보안 서비스에 필요한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유플러스는 국내 표준화선도기구인 5G포럼 의장사로 5G 융합서비스 성공 사례 발굴과 5G 어드밴스드 6G 등 미래통신 비전 수립을 이끌고 있다.
아울러 LG유플러스는 6G 기술을 선제 확보하기 위해 전체 네트워크 인프라를 클라우드로 전환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국채 최초 클라우드 백본 장비와 AWS 클라우드에 5G 코어 장비-MEC 서비스를 동시에 수용하는 실증을 완료한 데 이어, 6G에서 활성화될 '오픈랜(O-RAN)' 연구 결과를 글로벌 '플러그페스트(PlugFest)' 행사에 국내 통신사 중 유일하게 한국 대표로 참여해 발표한 바 있다.
이 밖에 노키아와는 '5G 어드밴스드' 및 6G 연구개발 협력을 강화하는 업무협약을 맺었으며, 오픈랜과 재구성 가능한 지능형 표면(RIS) 개발 등에서 협력할 계획이다.
/송혜리 기자(chew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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