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예진 기자] '리그오브레전드(LoL)'로 유명한 라이엇게임즈의 후원에 힘입어 조선 왕실 유물 '보록'이 영국에서 국내로 환수됐다. 보록은 라이엇게임즈가 지원에 참여해 환수한 여섯번째 사례다
회사 측은 "한국 문화유산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것에 '이 정도면 됐다'고 할만한 '선'은 없다고 본다"면서 앞으로도 장기적으로 기금을 조성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라이엇게임즈(한국 대표 조혁진)는 27일 서울 충무로에 위치한 한국의집 민속극장에서 언론공개회를 열고 문화재청(청장), 국외소재문화재재단(사무총장 김계식, 이하 재단)과 함께 이달 국내 환수에 성공한 조선왕실 문화재 보록을 공개했다.
보록은 조선 왕실의 인장인 '어보'를 넣는 '보통'을 보관하는 외함이다. 왕실 의례에 따라 제작됐으며 당시 문화와 생활 양식을 확인할 수 있는 사료로서의 가치가 높은 문화재로 평가된다. 다만 대부분의 보록이 유사한 형태로 제작돼, 이번 유물의 주인을 특정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재단 측은 지난해 12월 영국에서 보록이 유통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소장자에게 환수의 당위성을 설득한 끝에 국내로 들여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보 입수 당시 유물은 영국 법인이 경매를 통해 구입한 후 판매를 위해 협상이 진행되고 있었으며 재단이 매입하기로 결정한 이후 평가 관련 절차가 장기간 지속됐으나 소장자의 협조로 이달 환수에 성공할 수 있었다.
올해는 라이엇게임즈의 사회환원 프로젝트인 '한국 문화유산 보호 및 지원' 사업을 시작한 지 1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라이엇게임즈가 해당 사업을 처음 시작한 지난 2012년 6월 26일 이래 총 기부예산은 68억원이 넘는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중 20억원이 넘는 기금을 고대 문화재 환수를 위한 별도 환수 작업으로 할당했으며 여기서 여섯 번의 환수 유물을 들이는데 10억원 이상이 사용됐다. 다만 구체적인 유물의 매입가나 지원 규모 등은 적정가치 판단에 대한 혼란이 따를 수 있다는 이유로 공개되지 않았다.
구기향 라이엇게임즈 사회환원사업 총괄은 "한국 문화재 지원사업은 다른 지역에서 사례 연구를 할 정도로 진정성을 지니고 꾸준히 진행하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게임사인 만큼 전쟁, 재해 등 각 지역 상황에 따라 필요한 경우 이용자들과 함께 기금을 모아 종종 기부를 해왔으나 한국의 경우는 특히 놀이 문화를 선도하는 게임사로서 '문화의 뿌리'를 보호한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사업이라 의미가 뜻깊다는 얘기다.
라이엇게임즈는 지원 기간이 길어지고 사업 규모가 커진 만큼 문화재 보호에 더 책임감을 가지고 사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라이엇게임즈는 리그오브레전드에서 한국의 구미호 전설에 바탕을 둔 챔피언 '아리'의 6개월 치 초기 판매금 전액을 모아 기부를 하는 등 한국적인 연결고리가 있는 아이템들을 기금 조성 기반으로 삼은 바 있다.
구 총괄은 "아직 환수되지 못한 유형문화재가 너무 많다"면서 "올해도 관련해 부지런히 계획 중이며 내용이 구체화되면 4분기경 말씀드리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라이엇게임즈는 보록 환수에 앞서 2014년 '석가삼존도'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2018년) ▲척암선생문집 책판 ▲백자이동궁명사각호 ▲중화궁인(이상 2019년) 등 총 다섯 번의 국외 문화재 환수를 지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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