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고정삼 기자] 이번 주 국내 증시도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하방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9%를 넘어서면서 물가 피크아웃에 대한 기대감도 공존하고 있는 상태다. 일각에선 기술적 반등이 나타날 때마다 포트폴리오 조정 기회로 삼을 것을 권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국내 증시는 변동성 장세가 연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주 지수의 상승과 하락 요인으로 각각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와 물가 피크아웃 가능성을 꼽았다. 코스피 예상범위는 2260~2400선으로 보수적 시각을 유지했다.
지난 13일(현지시각) 공개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베이지북에서는 미국의 경제 활동이 지난 5월 중순 이후 완만한 속도로 확장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몇몇 지역에서는 수요 둔화 신호가 증가하고 있으며, 5개 지역은 경기 침체 우려가 부각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제 시장의 관심은 경기 침체에 있다"며 "베이지북은 전방위적인 물가 상승과 이에 따른 임금 인상 요구가 크다고 평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노동시장에서는 인력 부족 현상이 계속되고 있지만, 최근 제조업과 건설업을 중심으로 인력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분위기"라며 "노동시장은 후행적이지만, 경기를 가장 명확하게 반영한다는 점에서 고용 둔화 압력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경기 침체를 피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는 신호라고 김 연구원은 분석했다. 다만 그는 지난달 미국 CPI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인플레이션 피크아웃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미국 고용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CPI는 전년 동월 대비 9.1% 상승해 40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전월치(8.6%)와 전문가 전망치(8.8%)를 모두 뛰어넘었다.
이에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미 연준이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넘어 1%포인트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CME)에 따르면 7월 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확률은 58.4%, 1%포인트 인상할 확률은 41.6%로 예측되고 있다.
김영환 연구원은 "예상치를 상회한 물가와 이에 따른 연준의 강력한 긴축 우려에도 주식시장은 크게 충격을 받지 않는 모습"이라며 "이는 인플레이션 피크아웃 기대감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에서는 휴가철 드라이빙 시즌을 앞두고 지난달 급등했던 휘발유 가격이 이달 들어 하락하고 있다"며 "에너지 외에도 원자재 가격이 안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인플레이션의 방향성은 둔화로 전환될 것"이라며 "아이러니하게도 고물가 자체가 고물가의 답이 되고 있는 판국이며, 이제 인플레이션 플레이는 멈출 때가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인플레이션 수준은 여전히 높지만 방향성이 둔화로 전환될 때, 필수소비 업종의 수익률이 좋았다"며 "비록 증시 비중이 큰 메인 업종은 아니지만, 필수소비는 시장 변동성이 높아진 요즘 포트폴리오 전체의 변동성을 낮춰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짚었다.
코스피지수는 이달 초 2200선까지 밀린 이후 소폭 반등한 이후 횡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반등이 나타날 때마다 저점 매수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다.
김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피크아웃 가능성, 경기 침체에 대응한 정책 기대감 등을 재료로 하는 반등 가능성은 있다"며 "다만 인플레이션 안정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이러한 상황에서 경기 침체에 대응한 정책 모멘텀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어 "오히려 주가지수가 반등한다면 오히려 이를 포트폴리오의 재조정 기회로 삼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고정삼 기자(js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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