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재용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들에게 합리적이고 투명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금리를 산정·운영할 것을 주문했다.
이 원장은 20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서 "금리 상승기에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어 지나친 이익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추진중인 예대금리 산정체계·공시 개선방안이 실효성 있게 시행되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그는 "현재의 경제상황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공급망 차질 등 리스크 요인이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는 복합위기 양상을 보인다"며 "상당기간 금리·물가상승이 지속되면서 국내외 위기가 증폭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은행권이 경각심을 갖고 리스크 취약요인에 철저히 대비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재정·금융 지원으로 부도율이 과소평가될 가능성이 크므로, 보다 보수적인 미래전망을 반영하여 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하는 등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해야 한다"며 "외화유동성 수준이 국가 신뢰도와 직결된다는 점을 인식해, 중장기 외화자금 조달·수출기업 등 실수요자 중심 자금 공급 등을 통해 외화유동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달라"고 덧붙였다.
가계부채가 시스템리스크로 현실화하지 않도록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안착 등을 통해 대출 증가세를 관리해야 한다고도 언급했다. 특히 은행권이 취약차주에 대한 사전관리를 강화해 연착륙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은행 자체적으로 급격한 대출금리 인상 시 연체가 우려되는 차주 등에 대해 저금리대출로 전환해주거나 금리조정 폭과 속도를 완화해 주는 방안을 강구해 볼 필요가 있다" 며"저신용·다중채무자·고(高) DSR 차주 등 취약 차주에 대해서는 채무상환능력 변동 등을 밀착 모니터링해 선제적으로 채무상담과 맞춤형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기업차주의 경우에도 금리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채무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기업 상황을 정확히 분석·평가해 일시적 유동성 애로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자금을 지원하고, 구조적 취약 기업에 대해서는 사업전환·재편 유도 등 구조조정을 추진하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원장은 "최근 은행을 포함한 금융권에서 거액의 금융사고가 지속되고 있다"며 "자산시장에서의 가격 급등락 등으로 금융사고 발생 위험이 커질 수 있으므로 내부통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고, 은행 금융사고 검사가 마무리되면 금융위와 함께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제도 개선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원장은 이날 은행을 시작으로 내달까지 보험, 카드, 증권 등 금융권 간담회를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재용 기자(j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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