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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화물연대 가고 '하투' 오는데…'政' 없는 '노사' 파열 불보듯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화물연대 총파업이 8일 만에 일단락됐다. 국토교통부와 화물연대가 쟁점 사안이었던 안전운임제를 지속 추진하고 적용 대상 확대도 논의하겠다고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극적 합의라지만, 산업계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에서 정부가 급한 불만 끈 상황이어서 여전히 불씨는 남아있다. 안전운임제와 관련해 화물연대와 정부·여당의 입장차가 여전해 향후 입법과정 등에서 양측이 모두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올지 미지수다.

화물연대의 총파업으로 산업계 전반으로 피해가 확산되는 과정에서 정부의 대응이 아쉽다. 윤석열 대통령은 파업 첫날부터 '법과 원칙'을 강조했고, 정부의 '과도한 개입'을 피해야 한다며 한 발 물러나 있었다.

그러나 이번 화물연대 총파업은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가 사태를 방기한 책임도 크다. 작년 1월 더불어민주당 조오섭 의원이 안전운임제를 계속 운영하는 관련 법 개정안을 내놓자 당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전문위원 검토를 통해 일몰 1년 전 국토부 장관이 안전운임제 시행 결과를 분석해 연장 필요성 또는 제도 보완사항 등을 국회에 보고하도록 했다.

한국교통연구원이 국토교통부에 연구용역을 받아 지난 3년간 실시된 안전운임제에 대한 평가를 지난해 12월 마쳤다. 그러나 국토부는 그 보고서를 올해 초 받아 들고서도 국회 보고를 차일피일 미루기만 했다. 지난해 여러 차례 한시적 파업을 단행했던 화물연대의 올해 총파업은 일찍이 경고됐던 상황에서 말이다.

화물엽계는 화주와 중간 화물주선·운송사, 개인사업자인 화물차 기사, 운수회사와 지입차 기사 등 이해관계가 복잡하다. 아울러 안전운임제 연장과 같이 국회 입법이 필요한 부분들까지 얽힌 이번 화물연대 파업을 단순히 '노-사' 간 해결할 문제로 본 것은 노사 갈등을 중재할 '정'의 무책임한 태도였다.

문제는 다가오는 여름이다. 노동계는 고강도 '하투(夏鬪)'를 예고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다음 달 2일 서울 도심에서 전국 노동자대회를 열어 '최저임금 업종 차등 적용 저지, 대폭 인상', '임금·노동시간 후퇴 저지', '중대재해처벌법 개악 저지', '비정규직 철폐' 등을 주장할 예정이다. 또 민주노총 금속노조 총파업을 비롯해 현대제철노조, 한국GM 노조 등 대기업 노동조합의 투쟁인 '하투'가 다음 달 본격화한다.

대법원이 최근 '합리적 이유 없이 나이만을 기준으로 임금을 깎는 임금피크제는 무효'라고 판단하면서 노조의 임금피크제 개선·폐지 요구도 본격화할 조짐이다. 올해 1월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을 완화하는 방향의 개정 여부도 노동계와의 갈등 촉발 요인이다.

노조와 사측은 저마다의 입장을 좁히기 어렵다. 그래서 이를 중재하는 정부와 정치권의 역할이 중요하다. 첨예하게 대립하는 이해관계자들 간의 갈등을 해소하고 완만한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치의 본질이다.

이번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홍역을 치른 산업계는 올해 '하투'를 벌써부터 노심초사하고 있다. 안정적인 '노-사-정' 삼각구도가 절실해 보인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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