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윤석열 정부가 대선 당시 게임산업에 보여준 관심이 사실상 소멸됐다는 진단이 나왔다. 후보 시절 언급한 게임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위정현 콘텐츠미래융합포럼 회장(중앙대 다빈치가상대학장)은 8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새 정부 게임 정책 방향 논의를 위한 국회 정책토론회'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게임 확률형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 게임사에 게임이용자권익위원회 설치, e스포츠 지역연고제 도입, 게임접근성진흥위원회 설립 등을 약속했으나 현재 게임 공약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전무하다"며 "게임은 'K컬쳐 육성' 외 국정과제에 포함이 안 됐다. 이렇게 되면 게임은 잃어버린 5년 속에 묻힐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의 내각 1차 인선 대상자의 나이 평균이 62세로 전반적인 게임산업에 대한 중요도와 이해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도 언급했다.
게임산업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의 박보균 장관이 콘텐츠 비전문가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위 회장은 "정치부 기자 출신인 박보균 장관은 콘텐츠 분야 비전문가로 게임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며 "한류나 콘텐츠, 판호 등 현안에 대응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큰게 현실이다. 특히 취임 후 게임업계 간담회가 없다. 애정과 의지를 갖고 게임산업 문제를 해결해 주시길 강력히 요청한다"고 쓴소리도 했다.
이날 위 회장은 윤석열 정부의 게임 정책 6대 과제로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등 이용자 권익 강화 ▲e스포츠 산업 활성화 ▲중국 판호 재개 ▲게임산업진흥원 설립 ▲다양한 계층에 대한 게임 접근성과 활용성 증대 ▲게임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통한 양극화 해소를 제시했다.
그는 현재 국회 계류중인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내용을 담은 게임산업진흥에관한 법률 정부개정안의 신속한 통과를 주문했다. 특히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위반에 대한 처벌 규정(2천만원 이하 벌금, 2년 이하 징역)을 포함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e스포츠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제언도 했다. 특히 대선 공약인 지역 연고제의 경우 e스포츠 진흥에 별다른 도움은 되지 않을거라 진단했다. 게이머들이 팀보다는 선수를 따라가는 경향이 강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따라 지역연고제보다는 지역 e스포츠 경기장 건설 및 활성화, 초중고 아마추어 구단의 전국적 설립, 아마추어 리그 활성화에 힘을 쏟을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권인 판호 재발급을 위해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위 회장은 '서머너즈워: 천공의 아레나' 중국 판호 발급 당시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공헌했다는 사실을 알리며 정부 차원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게임산업을 전담해서 진흥하는 '게임산업진흥원' 설립도 언급됐다. 위정현 회장은 "현재의 한국콘텐츠진흥원으로는 게임산업 진흥이 어렵다는 사실은 이미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게임산업진흥을 위한 기관 설립을 위해 문체부의 의지가 중요하나 추진 의지 결여됐다. 따라서 게임산업진흥원은 대통령실에서 적극 추진해야 할 중요 과제"라고 말했다.
최근 게임업계 화두로 부상한 P2E 게임과 메타버스에 대해서는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위 회장은 P2E 게임의 경우 국내 유통을 불허하는 현행법을 유지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도 확률형 아이템 판매 금지, 청소년 이용 금지, 게임 내 가상화폐의 안정적인 유지, 신규 IP 개발 등의 조건이 충족돼야 P2E를 허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이런 조건의 충족이 어렵다면 현재와 같이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P2E 게임의 출시와 테스트를 통해 경험을 축적해야 한다"며 "다만 NFT는 P2E와 분리해 기존 게임과 결합시켜야 하고 이를 위한 가상자산의 형성과 거래 플랫폼 등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메타버스에 대해서는 "한국의 메타버스에는 구체적인 실체도 없고 눈에 보이는 성과도 없다. 지금의 메타버스는 기술적인 혁신이나 비즈니스 모델 상의 혁신을 동반하고 있지 않다"며 "성공한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불리는 '로블록스'나 '제페토', '마인크래프트', '동물의 숲' 등은 전부 게임 플랫폼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메타버스에서 게임 플랫폼을 제외하면 어떤 성공 모델이 있을까라는 의문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게임을 기반으로 한 교육인 '지(G) 러닝'을 통해 소외계층 청소년을 교육하고, 고령자·장애인·다문화 가정 등을 위한 문화적 도구로 게임을 활용하는 등 다양한 계층에 대한 게임의 접근성과 활용성을 증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게임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양극화 해소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현재 게임산업에 산적한 현안과 윤석열 정부의 게임 정책에 대한 전략 및 기본틀을 확립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이상헌 의원(더불어민주당)과 윤상현 의원(국민의힘), 콘텐츠미래융합포럼, 한국게임학회가 공동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물관리위원회가 후원했다. 21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김진표 의원과 전병극 문체부 제1차관이 축사를 진행했다.
토론회는 위정현 콘텐츠미래융합 포럼 회장이 발제를 맡고 정윤재 문화체육관광부 게임콘텐츠산업과 과장, 임혜진 법무법인 동인 파트너 변호사, 김철학 한국e스포츠협회 사무총장, 최동진 한국메타버스산업협회 본부장, 김윤명 상명대 특임교수가 토론자로 참석했다.
/문영수 기자(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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