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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는 전기차…전선·전력기기 산업도 턴어라운드 시작


송배전망 인프라 투자 확대 전망…"업황 상승 사이클 진입"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전기차의 확산과 신재생에너지 전환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송배전망 인프라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전선·전력기기 산업의 수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전기차 확산과 신재생에너지 전환으로 글로벌 송배전망 인프라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LS전선 미국 해상풍력단지. [사진=LS전선]
전기차 확산과 신재생에너지 전환으로 글로벌 송배전망 인프라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LS전선 미국 해상풍력단지. [사진=LS전선]

5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전선업체 중 초고압 전력선을 생산하는 LS전선, 대한전선, 일진전기 등 빅3의 전선 수주 잔고는 지난 1분기 말 기준 4조9천286억원으로, 지난해 말 보다 1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빅3 업체는 지난 2018년 3조2천492억원을 저점으로 수주 잔고가 증가 추세를 이어가며 지난해말 4조원을 넘어섰고, 올해 들어서도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전선 업체들의 실적도 호조세다. 전선 빅3의 매출액은 지난해 9조33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 2020년(7조1천320억원)보다 26.7% 급증한 수준이다. 영업이익률도 2018년 2.5%를 저점으로 2020년 3.3%, 작년 3.2%로 3%를 웃돌고 있다. 전선 업체들의 실적 턴어라운드가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전력기기 업황도 턴어라운드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효성중공업, 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 일진전기 등 국내 빅4 전력기기 회사의 합산 영업이익률은 2019년 -0.3%로 부진했지만, 작년 3.1%로 개선됐다.

전력기기 업체들의 수주잔고도 크게 늘었다. 전력기기 빅4의 지난 1분기 수주잔고는 7조9천620억원으로 지난해 말(5조6천740억원)보다 40% 급증했다. 특히 올해 1분기 수주 잔고는 지난해 빅4 합산 매출액의 1.6배에 달하는 수준이어서 올해부터 수주 잔고 증가에 따른 매출 증가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선·전력기기 업체들의 실적 반등은 전 세계적인 배터리 전기차 판매량 증가로 전기 수요가 늘어나며 관련 인프라 구축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배터리 전기차(BEV)는 2010년 2천877대를 시작으로 작년 455만 대가 팔렸다. 업계에서는 2030년께 판매량이 3천200만 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기차 수명을 15년으로 가정하면, 작년 전 세계에서 운행하는 BEV는 1천115만대로 추산된다. 여기에 판매 전망치를 고려하면 2025년에는 4천384만 대, 2030년에는 1억6천354만 대 수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BEV 차량 운행이 늘어나면 전력 수요가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고, 그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다. 한국의 경우,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0년~2035년)'에 따르면 2035년까지 14.1기가와트(GW)의 발전 능력이 추가돼 총 102.5GW의 발전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늘어나는 발전 능력만큼 생산된 전력을 전달할 수 있는 송배전망에 대한 투자도 불가피하다. '제9차 송배전설비계획'에 따르면 이와 관련해 한국은 2035년까지 전력망 보강에 약 17조원의 투자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1GW의 발전 능력이 늘림에 따라 송배전망 확충에 약 1조2천억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이를 전 세계적인 필요 발전 능력(45.6GW)에 적용하면 약 55조원 규모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신재생에너지 전환에 따른 송배전망 투자 확대도 전선·전력기기 업체들의 수혜가 예상되는 부분이다. 각국 정부는 온실가스 감축, 탄소중립, 에너지 자립 등 다양한 에너지 정책을 펼치며 공통적으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리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늘고, 발전지가 추가되면서 신규 송배전망 건설 수요도 늘고 있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전선과 전력기기 업체들의 실적과 수주 잔고를 보면 국내 업황은 이미 턴어라운드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부터 본격적인 상승 사이클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도 BEV 확대와 신재생에너지 확대의 공통 분모는 송배전망 투자로, 송배전망의 핵심 제품인 전선과 전력기기 업체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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