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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지분쇼핑…연결편입 효과 노렸나


작년 11월 이후 6개월간 1280억원 어치 매입…지분율 6.31%P↑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롯데케미칼이 지난해 11월 이후 6개월 사이 자회사 롯데정밀화학의 주식을 1천280억원 어치 매입하며 꾸준히 지분율을 높이고 있다. 롯데케미칼이 일각에서 제기된 흡수 합병설에 선을 긋는 가운데, 업계에선 지분 확대를 통한 연결 편입 효과를 노린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롯데케미칼이 지난해 11월 이후 6개월 사이 롯데정밀화학 주식을 1천280억원어치 사들이며 지분율을 기존 31.13%에서 37.44%로 높였다. 사진은 롯데케미칼 여수 공장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이 지난해 11월 이후 6개월 사이 롯데정밀화학 주식을 1천280억원어치 사들이며 지분율을 기존 31.13%에서 37.44%로 높였다. 사진은 롯데케미칼 여수 공장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11월 이후 지난달까지 롯데정밀화학의 주식을 꾸준히 매입하며 지분율을 기존 31.13%에서 37.44%까지 높였다. 이 기간 주식 매입에 들인 자금만 1천280억원에 달한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016년 삼성그룹으로부터 롯데정밀화학(당시 삼성정밀화학) 지분을 인수했는데, 이후 지분 확대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각에선 흡수합병을 위한 지분 매입 아니냐는 설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롯데케미칼은 '책임경영' 차원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김 부회장은 지난달 20일 열린 '롯데케미칼 2030 비전&성장전략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최대주주로서 책임 경영을 하기 위한 차원에서 지분을 늘린 것"이라며 "롯데케미칼이 보유하고 있던 롯데정밀화학의 지분은 31% 정도에 불과해 최대주주로서 책임경영을 하기에는 지분 보유율이 너무 적은 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합병 등 특정한 목적을 갖고 지분을 매입한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 단계에서는 롯데정밀화학과 합병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에선 롯데케미칼의 롯데정밀화학 지분 확대가 연결회사 편입 효과를 노리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연결 편입 시 롯데케미칼의 실적에 롯데정밀화학의 정밀·무기화학 사업이 추가되고,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도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은 올레핀·방향족·고부가합성수지(ABS)의 실적 전망이 부정적인데, 롯데정밀화학을 연결 편입하면 유가와 비교적 상관관계가 작은 정밀화학·무기화학 사업이 실적에 추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암모니아 사업이 중장기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라며 "상대적으로 매출액 규모가 작던 그린소재부문도 의약용·대체육용 수요 증가와 증설 효과로 높은 수익성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롯데케미칼은 2030년까지 수소에너지사업에 총 6조원을 투자하는 등 사업 확장에 나서며 암모니아의 수요 증가와 기존 생산 거점 등을 고려해 국내 권역거점별로 그린·블루 암모니아 사업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롯데케미칼은 2030년 수소시장 규모가 국내 580만 톤, 글로벌 9천80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 중 연료전지와 암모니아 혼소 발전용으로 약 350만 톤의 수요가 형성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이에 대응해 2030년 목표로 하는 120만 톤의 수소 생산량 중 60만 톤은 발전용, 45만 톤은 연료전지 및 수소가스 터빈용, 15만 톤은 수송용으로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이 중 발전용 수요량 60만 톤은 해외에서 청정수소를 생산해 저장과 운송 측면에서 경제성을 지닌 암모니아로 변환 후 국내로 도입할 계획이다.

황진구 롯데케미칼 수소에너지사업단장은 "롯데케미칼은 국내 수소 시장에서 20% 이상 공급하는 주요 공급자이고, 암모니아의 경우 70%를 공급하는 최대 공급자로 수소 에너지 생태계 구축 초기에 최적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며 "대규모 소비처, 대량 공급망, 친환경 기술 등 핵심역량을 기반으로 수소중심의 그린순환 생태계 조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최대주주인 롯데케미칼이 롯데정밀화학의 주주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방향에서 지분율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다"며 "투자 가성비를 고려할 때 최대주주의 지분 매입은 롯데정밀화학의 흡수합병보다는 연결 편입 목적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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