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수연 기자] 세계 각국에서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산업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도 전기차를 양산한 지 10년이 지나고 있는 만큼, 수년 안에 대량으로 쏟아져 나올 폐배터리 재활용 산업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일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산업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재활용, 환경보호, 배터리 원자재의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에 도움이 된다며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산업 육성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세계 각국에서 기후변화 위기 대응으로 전기차 보급을 가속화 함에 따라 전기차의 폐배터리 회수· 처리가 새로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폐배터리에는 각종 중금속, 전해액 등이 포함돼 있어 매립 시 심각한 토양오염을 일으킨다. 또 배터리의 원료가 되는 리튬, 코발트 등의 원자재를 채굴할 때도 문제가 있다. 많은 양의 물 사용과 다량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한 원자재는 일부 국가나 지역에 치우쳐 있는 데다 채굴량이 한정돼 있어 가격도 매우 불안정하다.
전기차 배터리는 제조에서부터 폐기까지 환경·경제적 측면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이에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등은 일찍이 대응했다. 이들은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산업을 채굴·제련 비용 절감,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망 확보의 대안으로 활용했다.
전기차 판매·배터리 생산 세계 1위인 중국은 정부 주도의 강력한 재활용 정책을 펼치고 있다. 베이징·상하이를 포함한 17개 지역에서 폐배터리 재활용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재활용 촉진을 위해 전기 배터리의 규격, 포장, 운송, 회수, 해체 등 각 단계별 국가표준을 제정해 활용하고 있으며 배터리 재활용기술 개발 및 관련 기업 육성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주요국과 비교하자면 우리나라의 배터리 재활용 산업은 아직 뒤처져 있다는 지적이다.
무협 측은 보고서에서 "배터리를 재활용하면 중국 등 배터리 원자재 보유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면서 "특히 우리나라가 주력하고 있는 니켈·코발트·망간 등 삼원계 배터리는 제조원가가 높아 재활용에 따른 경제적 이득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해 ▲폐배터리 기준 설정 ▲배터리 이력 관리 ▲회수 인프라 구축 및 세제 지원 ▲공급망을 고려한 배터리 동맹구축 ▲재활용 단계별 국가표준 제정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희영 무역협회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배터리 재활용 산업은 정부와 대기업 중심으로 시장을 형성해가는 초기 단계"라며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산업을 육성해 세계 순환경제 시스템 구축에도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수연 기자(you930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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