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인천 서구청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김포 장릉 인근에 문화재청의 허가 없이 건설된 이른바 '왕릉뷰 아파트' 준공을 승인하면서 내일(31일)부터 입주가 시작된다. 입주가 시작될 경우 이들 아파트의 철거는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특히 문화재청은 이들 아파트가 준공될 경우 자칫 장릉이 유네스코 문화유산에서 제외될 수 있다며 준공을 늦춰달라는 행정조정신청까지 낸 상황이었다. 하지만 관할 지자체는 이를 무시하고 건설사 승인요청을 승인했다. 만일 장릉이 세계문화유산에서 빠질 경우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 서구는 30일 김포 장릉 인근 인천시 서구 검단신도시에 건설사 대광이엔씨(시공 대광건영)에 사용검사 확인증을 내줬다고 밝혔다. 사용검사 확인증이 나오면 건설사는 입주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서구가 사실상 해당 아파트의 입주를 승인한 것이다.
서구는 또다른 '왕릉뷰 아파트'를 건설한 제이에스글로벌(시공 금성백조)과 대방건설(시공사 동일)도 사용검사 신청이 들어오면 마찬가지로 주택법에 따라 검토하기로 했다. 사실상 해당 지자체는 이들 아파트의 왕릉뷰 논란과 무관하게 준공을 강행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문화재청은 이들의 입주가 진행될 경우 법률관계가 복잡해지면서 철거가 불가능해진다며 서구청에 사용검사 처리를 유보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문화재청은 이들 아파트로 인해 장릉을 비롯한 조선 왕릉이 유네스코에서 대거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화재청은 아파트의 입주를 유보하기 위해 국무총리실 소속 행정협의조정위원회에 행정조정 신청도 제기한 상태다. 하지만 건설사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준공을 서둘렀다. 아파트 입주민들에 따르면 이들 건설사들은 마감조차 제대로 마무리하지 않은 채 조기입주를 강행했다.
여기에 해당 지자체인 인천 서구청은 준공을 승인했다. 건설사와 인천 서구청은 이미 사실상 '한 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화재청의 '왕릉뷰 아파트' 건설사에 대한 공사중단 및 고발결정으로 인천 서구청 공무원까지 직무유기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앞서 문화재청은 지난해 7월 해당 건설사들이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에서 심의 없이 아파트를 지었다며 공사중지명령을 내린 바 있다. 건설사는 공사중지명령 취소 본안소송을 제기하고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법원은 분양받은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건설사 손을 들어주면서 공사는 재개됐다.
소송이 최종 결론이 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만일 문화재청이 승소할 경우 해당 아파트 철거는 불가피해진다. 하지만 입주가 이뤄질 경우 강제퇴거 조치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진다. 김포 장릉은 서구청의 준공 강행으로 세계문화유산에서 일괄 취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영웅 기자(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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