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잇단 대형 참사를 낸 정몽규 HDC 회장이 지난해 6월 학동 붕괴 사고 이후 '셀프 상여와 급여인상'을 실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 화정동 붕괴사고에 대한 책임으로 유병규·하원기 대표를 임기 6개월 만에 교체한 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문책성 인사라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정작 정 회장은 연이은 사고 이후에도 HDC현대산업개발과 지주사로부터 급여와 상여를 더 받아낸 것이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정몽규 회장은 지난해 급여 12억1천800만원과 상여 3억4천400만원을 받았다. 정 회장은 지난해 6월 학동 참사 이후에도 지난 2020년 수령한 상여금 2억6천400만원보다 더 많은 상여금(3억4천400만원)을 받아갔다.
회사는 이사회 내 보상위원회 결의에 따라 직급(회장), 업무의 성격, 업무 수행결과 등을 고려해 기본급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상여의 경우에도 회장은 전사 MBO 평균 점수가 70점 이상인 경우 기준 지급률 대비 1.5배를 지급한다고 했다. 기준 지급율(180%)의 1.5배인 270%가 정 회장에게 지급됐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이사회 내의 보상위원회 결의에 따라 실적, 업무수행 결과, 차기 연도 사업계획 등을 고려해 상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HDC 기준으로는 지난해 급여 18억5천300만원, 상여 4억400만원, 기타근로소득 1천200만원을 챙겨갔다. 지난 2020년에는 급여 17억9천900만원, 상여 4억400만원을 받았다.
대형 인명사고로 그룹 전체가 위기에 처했음에도 불구하고, 정 회장은 HDC현대산업개발에서는 상여금을 더 챙겨갔고, 지주사 HDC에서는 급여에 기타근로소득까지 올려서 받아 간 셈이다.
정 회장은 대형 참사 책임에 통감한다며,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나면서도 배당금과 퇴직금도 챙겨 갈 예정이다. 이에 지난 3월 말 열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은 정 회장이 배당금과 퇴직금을 반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본인이 결심해야 하는 개인적 문제"라며 "회사 차원에서 강요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답했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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