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삼성전자가 차세대 컴퓨팅 인터페이스에 기반을 둔 512GB 용량의 D램 기술을 최초로 개발했다. 이를 통해 서버 한 대당 메모리를 수십 테라바이트(TB, 1천24GB) 이상으로 확장해 데이터 폭증 시대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고용량 512GB CXL(Compute Express Link) D램을 개발하고 차세대 메모리 상용화를 앞당겼다고 10일 밝혔다.
CXL은 '더블 데이터 레이트'(DDR) 인터페이스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됐다. 현재 메모리 반도체인 D램 분야에서는 DDR이 범용으로 활용된다.
DDR 기반 D램은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서버 구조상 중앙처리장치(CPU) 1개에 최대 16개 모듈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과 고성능 컴퓨팅 시대가 도래하면서 서버가 감당해야 할 데이터 양은 증가하고 있지만 D램 용량을 늘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인터페이스가 CXL이다. CXL은 고성능 컴퓨팅 시장에서 CPU와 함께 사용되는 가속기, 메모리, 저장장치 등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고안된 인터페이스다. CPU, 메모리,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 소프트웨어(SW) 업계가 새로운 인터페이스인 CXL을 개발하고 정착시키기 위해 2019년 컨소시엄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세계 최초로 CXL 기반 D램 기술을 개발하고 데이터센터, 서버, 칩셋 업체들과 평가를 해왔으며 이번에 기존 대비 메모리 용량을 4배 향상시킨 512GB CXL D램을 개발했다. 또 주문형반도체(ASIC) 기반의 컨트롤러를 탑재해 데이터 지연 시간을 기존 제품 대비 5분의 1로 줄였다.
이번 제품은 PCIe 5.0을 지원하며, 대용량 SSD에 적용되는 EDSFF(Enterprise & Data Center Standard Form Factor) 폼팩터가 적용돼 기존 컴퓨팅 시스템의 D램 용량을 획기적으로 확장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고용량 CXL D램을 개발함에 따라 메인 D램과 더불어 서버 한 대당 메모리 용량을 수십 테라바이트 이상으로 확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달 중 '스케일러블 메모리 개발 키트'(SMDK)의 업데이트 버전을 오픈소스로 추가 공개해 개발자들이 다양한 응용 환경에서 CXL D램 기술을 활용하는 프로그램을 빠르고 쉽게 개발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CXL 컨소시엄 이사회에 참여해 글로벌 주요 데이터센터, 서버, 칩셋 업체들과 차세대 인터페이스 기술 개발을 위한 협력을 확대해 가고 있으며, 3분기부터 주요 고객과 파트너들에게 512GB CXL D램 샘플을 제공할 예정이다.
박철민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신사업기획팀 상무는 "CXL D램은 AI, 빅데이터 등의 서비스를 혁신적으로 향상시키고, 향후 소프트웨어 정의 메모리를 포함한 차세대 메모리로 확장될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CXL 메모리 생태계가 빠르게 확장해 갈 수 있도록 고객, 파트너들과 함께 기술 표준화를 적극 추진하고 CXL 메모리 솔루션을 확대해 차세대 메모리 시장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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