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호영,박정민 기자] 26일 박병석 국회의장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중재안 입법을 둘러싼 여야 대립 2라운드가 시작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2일 중재안 합의문에 서명했던 국민의힘의 입장 번복을 '합의 파기'로 규정, 박 의장에게 내일(27일) 본회의 소집을 요구하며 법안 처리 절차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검찰 6대 범죄수사에 공직자·선거 범죄 수사권을 남기는 내용의 재협상을 요구하며 불응 시 필리버스터 등 총력 투쟁을 예고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위를 열고 검수완박 중재안 심사에 들어갔다. 앞서 여야 원내대표는 오전 중 박 의장 주재로 두 차례 회동해 검수완박 재협상 여부를 논의했지만 이견만 재확인한 채 돌아섰다. 민주당은 오늘 안으로 소위 심사를 마치고 전체회의를 거쳐 내일 본회의에서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계획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여야 합의를 손바닥 뒤집듯 하는 국민의힘과 도대체 어떤 합의와 약속을 할 수 있겠나"라며 "국민에 약속한 대로 권력기관 개혁 입법을 마무리하겠다. 여야 합의안을 갖고 오늘 법사위를 차질없이 밟고 내일 본회의 소집을 요구해 처리 절차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의총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의장이 낸 최종안을 여야가 (22일) 의총을 통해 추인받아 합의한 부분이기 때문에 변경이 불가하다"며 "민주당은 이에 따라 4월 임시국회에서 (법안) 처리를 위해 법사위와 본회의 등 일정에 착수할 수밖에 없다. 박 의장께도 내일 본회의을 열어달라는 입장을 말씀드렸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22일 의총을 거쳐 박 의장의 검수완박 중재안 수용을 결정, 권성동 원내대표가 관련 합의문에 서명했다. 중재안에는 검찰의 6대 범죄수사(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중 부패·경제 범죄 수사권을 한시적으로 남기고 가칭 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하면 남은 수사권도 폐지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하지만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는 여야 합의 사흘 만인 전날(25일) 중재안 재논의를 결정, 입장을 번복한 데 이어 이날 당 차원의 재협상을 본격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중재안에 검찰의 공직자·선거 범죄 직접수사권을 제거하는 내용이 포함된 만큼 정치인 수사를 막기 위한 여야의 '정치 야합'이라는 여론의 역풍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의총에서 당 소속 의원들에게 "검수완박법 처리 과정에서 제 판단 미스로 인해 여론 악화 부담을 당에 지우고 의원 여러분에게 책임을 전가해 대단히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국민적 비판이 큰 '공직자·선거 범죄'를 재협상해 이를 검찰 직접수사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노력을 계속 했지만 아직까지는 성공하지 못했다"며 "민주당과 협상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의총에서 검찰의 공직자·선거 범죄 수사권을 중재안에 포함하는 재협상에 민주당이 불응하고 법안 처리를 강행하면 필리버스터를 포함한 고강도 투쟁에 나서겠다고 의견을 모았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총을 마치고 국회 로텐더홀 앞에서 검수완박법 강행 처리에 반대하는 피켓 시위를 펼치기도 했다.
권 원내대표는 피켓 시위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비록 여야가 중재안에 합의는 했지만 국민 반대가 심해 수용할 수 없다"며 "국민이 비판하는 공직자·선거 범죄가 포함되지 않으면 처리할 수 없다는 게 우리 입장이다. 민주당이 강행 처리하면 필리버스터 등 국회법이 정한 절차와 모든 수단을 사용하겠다는 것이 의총 결과"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선거 범죄까지 검찰 수사권에 포함하자고 제안한 데 대해 권 원내대표는 "국회의원 등 정치인이 검찰수사를 회피하려고 직접수사를 제외한다고 하는 것에 국민이 비판하고 분노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수용하는 건 지방선거 관련 선거 범죄만 검찰 직접수사 대상으로 하겠다는 것인데, 결국 선거범죄를 회피하려고 한다는 비판이 나오기에 저희는 것을 받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법안 강행 처리 수순을 밟고 있는 국회 법사위 소위 대응 여부에 대해서는 "간사가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며 안건조정위원회 신청 등의 절차를 거론했다.
/공동=정호영 기자(sunrise@inews24.com),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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