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탄소중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역의 사회·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콜렉티브 임팩트'를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5일 '지역경제의 공정전환과 콜렉티브 임팩트' 보고서를 통해 에너지정책 전환 과정에 산업재편과 일자리 변화 등으로 지역 경제가 영향을 받을 것이며 특히 고탄소 산업, 화력발전소 등이 많이 입지한 지방도시 중심으로 지역 간 양극화 심화, 불균형 발전 등이 가속화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우리나라 전체 산업 중 탄소다배출 업종(철강·석유화학·정유·시멘트 등)은 8.4%로 일본 5.8%, EU 5.0%, 미국 3.7%를 크게 상회하는데, 이들 산업의 고용은 경기(23.8%)를 제외하면 경북(11.2%), 충남(9.1%), 충북(7.1%), 전남(6.5%) 등 지방도시에서 대부분 이뤄지고 있다.
대한상의는 에너지정책 전환의 성공적인 안착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기본방향 및 실천전략으로 공정전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공정전환은 산업이 전환되는 과정에서 소외되는 지역과 계층이 없도록 취약업종을 지원하고 각 지역사회가 스스로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도록 지원하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모든 지역과 계층이 소외되지 않기 위해서는 이해관계자의 합의에 기반한 협력체계 구축이 필요한데, 이를 위한 전략으로는 '콜렉티브 임팩트'를 제시했다.
'콜렉티브 임팩트'란 특정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기업·시민사회 등 다양한 구성원이 모여 공통의제를 설정하고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의 민관협력 모델이 성과 측정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것과 달리 콜렉티브 임팩트는 민간부문이 적극 참여하고 문제해결에 성과측정체계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지역문제 해결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보고서는 과거 산업구조 변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폐업, 일자리 감소, 인구 이탈 등 지역 경제 문제를 '콜렉티브 임팩트'를 통해 해결한 국내외 사례들을 분석했다. 국내 성공사례로는 방직산업의 사양화로 도시가 쇠락하자 기업·지자체·시민사회 등이 힘을 모아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한 '청춘발산마을'이 있다. 해외에서는 지역 내 3만8천㎡ 가전 공장을 헐어버리고, 미래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타운으로 탈바꿈해 젊은 층을 끌어들인 일본 파나소닉이 대표적인 사례다.
김천구 대한상의 SGI 연구위원은 "향후 탄소중립 이행과정에서 일부 지방도시에서 기존 공장 폐쇄, 폐광·폐발전소 등이 생겨나며 지역경제 쇠퇴, 일자리 축소 등 다양한 지역문제가 우려된다"며 "지역문제 해결을 위해 '콜렉티브 임팩트'를 활용한 국내외 사례를 벤치마킹해 선제적인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대한상의는 지역경제 공정전환을 위한 콜렉티브 임팩트 추진방안으로 ▲민간의 주도적 역할 ▲정부역할 재정립 ▲맞춤형 협력체계 구축 ▲다양한 정책지원 등을 제시했다.
원소연 한국행정연구원 연구위원은 "향후 예상되는 산업구조 전환 과정에서 소외되는 계층 없이 함께 성장하기 위한 공정전환은 매우 중요한 가치이자 기준"이라며 "공정전환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협력 과정에서 이해당사자 간의 권력과 자원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협력을 통해 각 참여자들에게 주어지는 인센티브가 공평하게 배분되도록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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