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유럽연합(EU)이 스마트폰·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의 충전기를 'USB-C타입'으로 단일화하는 법을 이르면 내달 도입할 것으로 알려져 애플의 움직임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독자 규격인 '라이트닝'을 고수하고 있는 애플이 "혁신을 방해하는 조치"라고 반발하고 있지만 EU는 아랑곳하지 않는 모양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EU 내 유럽의회 내부시장 및 소비자보호위원회(IMCO)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무선 장비 지침' 개정안을 43 대 2로 통과시켰다. 이번 법안은 다음달 유럽의회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이 개정안에는 유럽에서 판매되는 모든 모바일 기기의 충전기 단일화를 강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발효될 경우 스마트폰과 태블릿, 디지털 카메라, 헤드폰 등 충전기는 모두 USB-C 방식이 적용된다.
EU에서 이처럼 나선 것은 환경보호와 사용자 편의성이 때문으로, 약 10년 전부터 해당 법안 도입을 추진해왔다. EU 위원회에 따르면 매년 유럽에서 5억 대 이상 충전기가 출시되고 있고, 전자 폐기물 규모는 최대 1만3천 톤이다.
IMCO는 "제조업체에 관계없이 USB-C 포트가 장착돼야 한다"며 "(규격을 통일하면) 소비자들이 새로운 기기를 살 때마다 더 새 충전기와 케이블을 같이 사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밝혔다.
EU의 방침에 따라 인구 4억5천만 명의 거대 단일 시장인 유럽이 USB-C타입 충전기를 표준으로 삼을 경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규정은 유럽 단일 시장의 30개 국가에서 판매되는 전자 제품에만 적용되지만 EU의 엄격한 개인 정보 보호 규정과 마찬가지로 사실상 국제표준이 될 수 있다.
이 같은 움직임에 애플은 반발하고 있다. 신형 모바일 기기들이 USB-C소켓에 꽂을 수 있는 케이블을 따로 제공하기도 하지만, 아이폰은 독자적인 충전 포트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단순 보편화를 강제할 경우 혁신이 저해되며 오히려 전자폐기물이 증가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충전규격을 강제하는 것은 혁신을 저해하고 오히려 새 충전기를 사야하는 고객이 늘어 낭비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애플은 BBC와의 인터뷰에서도 "한 가지 유형의 충전 케이블만 강제하는 엄격한 규제는 혁신을 억누르고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며 "2년간의 전환 기간은 기존 장비의 판매를 막을 수 있어 업계에 큰 걱정거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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