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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첸, 밥솥에 너무 빠졌나…성장 정체 돌파구 마련 '고심'


쿠첸, 3년 연속 '영업 적자' 이어가…밥솥·전기레인지에 매출 편중

[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속 늘어나는 '집콕' 수요로 가전업계가 수혜를 입은 가운데 주방가전기업 쿠첸이 이어지는 적자로 고심에 빠졌다. 쿠첸은 기존 사업을 중심으로 영업 강화에 힘을 싣겠다는 전략이지만, 포트폴리오가 '밥솥'에 지나치게 쏠려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쿠첸의 매출은 1천633억원으로 전년(1천853억원) 대비 11.9% 감소했다.

영업손실 규모도 커졌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58억원으로 전년(14억원 손실)보다 적자 규모가 314.3%나 늘었다.

쿠첸 121 밥솥 [사진=쿠첸]
쿠첸 121 밥솥 [사진=쿠첸]

대부분의 가전업체들이 '코로나 수혜'에 힘입어 실적 성장세를 이끈 것과 대비되는 행보다. '121 밥솥'에 대한 자발적 리콜을 진행한 점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쿠첸은 지난 2월 '121 밥솥' 10인용 일부 제품에 대해 자발적 리콜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는데, 이에 따른 충당금 32억원이 지난해 실적에 반영됐다.

쿠첸은 최근 실적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기도 하다. 지난 2019년 50억원, 2020년 14억원, 지난해 5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3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매출 역시 2019년 2천91억원에서 2020년 1천853억원, 지난해 1천633억원으로 하락세다.

업계에선 '밥솥'에 치중돼 있는 포트폴리오가 실적 부진의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쌀 소비가 줄어들고 있는 데다 밥솥은 상대적으로 교체 주기가 길기 때문에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진단이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6.9kg으로 전년보다 1.4% 줄었다. 쌀 소비량은 꾸준히 감소하며 30년 전인 1991년(116.3kg) 대비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쿠첸은 밥솥에 치중돼 있는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해 조리가전 '플렉스쿡'과 유아가전 '쿠첸 베이비케어' 등을 내세우고 있지만, 여전히 매출에서 밥솥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쿠첸 전체 매출에서 밥솥이 차지하는 비중은 70~8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밥솥 다음으로 주력하고 있는 전기레인지가 10%대 중반에서 20%가량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나머지 제품의 존재감은 미미한 상태다.

쿠첸 '화이트 3구 인덕션 더 블랑' [사진=쿠첸]
쿠첸 '화이트 3구 인덕션 더 블랑' [사진=쿠첸]

쿠첸은 당장 사업 다각화에 힘을 싣기보다는 주력하고 있는 밥솥과 전기레인지에 집중하고, 향후 신사업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비대면 수요 확대에 맞춰 온라인 채널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 쿠첸은 지난해 8월 자사몰 '쿠첸닷컴'을 '쿠첸몰'로 변경하며 대대적인 리뉴얼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1분기 쿠첸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273%나 늘어난 바 있다.

쿠첸 관계자는 "밥솥과 인덕션이 주력 제품인 만큼 주방가전 위주로 내실을 다진 이후에 사업 확장을 검토할 것 같다"며 "'잘하던 것을 먼저 잘하자'는 기조로 영업 쪽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표 밥솥 기업인 만큼 '밥솥'에 주력하는 것은 당연하나, 실적 성장을 이끄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타 가전업체들처럼 신사업 발굴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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