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자신의 보수 절반 이상을 네이버의 장기적 성과와 연동하겠다고 공언했다.
네이버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거둘 시 현재 다소 주춤한 주가가 오를 수 있다는 믿음 속, 최수연 대표 역시 자신의 보수를 이러한 성과와 엮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 현재 네이버의 주가는 지난해 기준 최고점인 주당 46만5천원 대비 30% 이상 추락한 상태다.
최 대표는 13일 성남시 네이버 제2사옥 '1784'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단기적인 주가 공약을 내세우기보다는 CEO로서 제 보상에 대한 비율을 설계할 때 주주들과 최대한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며 "제 보상의 절반 이상은 장기적인 성과에 집중하도록 설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주주들이 만족할 수 있는 시가총액이 나오지 않으면 상당 부분 보수 변동폭이 크게 되도록 설계하려고도 한다"며 "오히려 이것이 더욱 큰 약속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특수를 타고 고공행진하던 네이버의 주가는 13일 장 마감 기준 주당 31만500원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최고점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한 수치로 주주들 사이에서도 날로 하락하는 네이버 주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앞서 네이버와 함께 국내 최대 IT플랫폼 기업으로 꼽히는 카카오 역시 거듭된 주가 하락으로 주주들의 원성이 커지자, 남궁훈 신임 대표가 직접 "카카오의 주가가 15만원에 이를 때까지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최 대표는 이러한 파격적인 공약까지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보수 절반 이상을 장기적 성과와 연동함으로써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이날 간담회에서 오는 2026년까지 연 매출 15조원, 이용자 수 10억명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할시 자연스럽게 주가가 오를 것이고, 시장에서 구글·아마존 등 글로벌 IT기업 못지 않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와 관련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5년 내 연 매출 15조원을 달성하면 시가총액은 이의 10배인 150조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 CFO는 "네이버의 장점은 포트폴리오, 성장성, 저평가 등 가치 신장의 여력이 상당하다는 것"이라며 앞으로 주가를 끌어올릴 충분한 잠재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네이버의 하소연…"결국 구글 등 앱 마켓 사업자 정책 따를 수밖에 없어"
최수연 대표는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 정책에 대한 입장도 나타냈다.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구글 갑질 방지법)의 통과에도 불구하고 법의 실효성에 대한 아쉬움이 없지 않은 것은 사실이며 결국 앱 개발사로서 앱 마켓 사업자들의 정책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구글은 지난달 앱 개발사들을 대상으로 인앱결제 혹은 인앱 내 제3자결제를 사용해야만 하며, 아웃링크를 통한 웹 결제 등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공지했다. 이를 수행하지 않는 앱에 대해서는 지난 1일부터 업데이트를 막고 있으며, 오는 6월 1일부터는 구글 플레이 내 앱 삭제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방통위는 구글의 이 같은 결제 방식 제한 행위에 대해 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결하고 조사를 진행 중에 있다.
앱 개발사들은 이 같은 결제방식이 강제되면 최대 26%(인앱 내 제3자결제 시)에서 30%(인앱결제 시)에 달하는 결제수수료를 구글에 지불해야 한다. 이는 전에 없던 수수료였기에 같은 매출을 거둬도 앱 개발사에 돌아가는 매출분은 줄어들게 된다. 비용 부담이 추가되면서 지난 1일부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최 대표는 "서비스사 입장에서는 선진적인 규정이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실효성이 담보되는 과정에 있어 아쉬운 마음이 없다면 억지일 것"이라며 "결국에는 앱 마켓 사업자의 정책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며, 구글 인앱결제를 포함해 제3자결제 시스템을 추가하는 비용 등 다양한 방향을 가지고 서비스에 맞게 대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유권해석을 내렸고 실태조사를 하겠다고 했으니 이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 CFO는 "인앱결제와 관련해서는 네이버가 원스토어의 주주이기도 하고, 웹툰 등의 서비스에서 제3자결제라는 대안을 준비하고 있다"라며 "(앱 개발사 입장에서는) 나름대로의 리스크 요인인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진행되든 페이먼트 파트너와 상생하고 저희 수익성도 챙길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윤선훈 기자(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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