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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혁신안 '용두사미' 전락…땅투기 논란에 겨우 34명만 짐쌌다


최소 2천명 수준 인력감축 약속 미이행…조직개편안은 여전히 표류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해 임직원 땅투기 사태 이후 해체수준의 조직개편을 약속했지만, 정작 지난해 짐을 싼 정규직원은 34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소 2천명 수준의 인력감축을 약속했지만, 근로기준법상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불가능해 '현원'은 그대로 두고 '정원'만 줄였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역 내 신규일자리 창출 등 이유로 신규채용이 진행되면서 조직축소는 사실상 의미가 없어졌다. 투기 혐의를 받는 LH 전·현직 직원들에 대한 형사처벌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데다 조직개편안은 여전히 표류 중이다. 결국 땅투기 사태 1년 만에 LH 혁신안은 용두사미로 전락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LH 직원들이 광명·시흥 신도시가 들어설 부지를 조직적으로 사들이고 보상액을 받기 위해 수목까지 심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LH 직원들이 광명·시흥 신도시가 들어설 부지를 조직적으로 사들이고 보상액을 받기 위해 수목까지 심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13일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LH 일반 정규직원 현원은 7천116명으로 이전년도(7천150명) 대비 불과 34명 줄었다. 정원은 7천317명에서 6천738명으로 579명 줄었다. 임원·일반 정규직·무기계약직 등 임직원 정원은 8천979명으로 이전년도(9천683명) 대비 704명 줄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6월 주거복지와 주택공급 기능 외 비핵심사업을 국토교통부, 한국부동산원 등으로 이관하고 최소 2천명 수준(직원 20%)의 인력감축 등을 주요 골자로 하는 LH 혁신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1단계로 정원 1천명을 줄이고 추가적으로 1천명 감축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정작 직원 숫자는 그대로다. 공공기관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직원을 강제로 해고할 수 없고 경영상의 긴박한 이유 등에 한해서만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가능하다. 당시 정부는 명예·희망퇴직의 방식으로 인력감축에 나선다고 했지만, 이같은 인력감축을 제대로 진행하지 않았다.

결국 정원만 줄고 현원은 유지되면서 정원보다 현원이 많은 기이한 인력구조를 갖게 됐다. 또 지난해 정원 704명 감축에 그치면서 당시 밝혔던 조직슬림화 1단계 목표(정원 1천명 감축)에 도달하지 못했다. LH는 올해 2단계 슬림화 작업을 통해 추가적인 1천명 감축에 나서는데 이 역시 현원이 아닌 정원을 조절하는 것이다.

아울러 LH는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인 경상남도와 진주시가 신규 채용 유지를 주장하고 나서면서 지난해 채용하지 못한 정규직 250명의 신규 채용이 지난 1월 다시 진행되기 시작했다. 비핵심사업을 이관하고 인력을 감축해 조직슬림화를 이루겠다는 당초 계획은 엉망이 됐다.

더욱이 땅투기를 일삼은 직원에 대한 처벌 역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경찰 국가수사본부는 LH 임직원 총 98명을 수사, 61명을 송치하고 10명을 구속했다. 하지만 유죄판결은 지난해 10월 전주지법에서 나온 1건에 불과하다. LH 자체적으로는 지난해 임직원 행동강령 위반으로 3명을 파면한 것에 그쳤다.

LH 조직개편안은 여전히 표류 중이다. 정부는 LH 조직 개편안으로 ▲주택·주거복지 부문과 토지 부문을 병렬 분리하는 방안 ▲주거복지 부문과 주택·토지 부문을 병렬 분리하는 방안 ▲주거복지 부문은 모회사로 주택·토지 부문은 자회사로 수직 분리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주택공급을 담당하는 LH 조직개편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커졌다. 여기에 성남 대장동 민간사업자 개발특혜 논란으로 공기업 역할론이 힘을 받게 됐다. 실제로 국회는 LH 법정 자본금 한도를 종전 대비 10조원 늘린 50조원으로 확대하기도 했다.

이강훈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변호사는 "LH의 공공성을 높이는 방향에서 조직에 대한 제도 개선이 논의돼야 한다"며 "신도시·공공택지 개발의 공공성을 더 높이는 방향에 중심을 맞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비교시점을 LH 혁신안이 발표된 시점인 지난해 2분기부터 지난해 말까지 비교하면 전체 정원은 928명, 현원은 196명 감소했다"며 "지난해 말 기준으로 3명이 파면됐지만, 현재 구속 기소된 직원 중 2명에 대해서는 직권면직, 5명에 대해 파면 처분했다"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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