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미국과 유럽연합(EU) 의회가 글로벌 IT 기업들의 시장 지배력을 견제하기 위해 반(反)독점법 도입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 반발했다. 이 법안이 '아이폰' 이용자들의 보안을 취약하게 만드는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판단해서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쿡 CEO는 이날 미 워싱턴DC에서 열린 국제개인정보보호전문가협회(IAPP)의 '글로벌 프라이버시 정상회의'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이는 애플이 인앱결제 방식을 하지 못하도록 미·EU 의회가 압박하고 있는 것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인앱결제는 애플이 자체 애플리케이션(앱) 마켓인 '앱스토어'의 결제 시스템을 통해서만 앱을 다운받을 수 있도록 해 결제 금액의 30%를 수수료로 내도록 한 것을 뜻한다.
미 의회는 현재 앱 생태계에 대한 애플의 통제력을 약화하고 경쟁 촉진을 위해 이용자들이 애플의 앱스토어를 거치지 않고도 인터넷에서 앱을 내려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라는 내용의 법안을 추진 중이다. EU도 최근 디지털시장법(DMA) 도입을 잠정 합의하면서 '인앱결제 강제 금지 조항'도 포함시켰다. 한국 역시 인앱결제 금지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쿡 CEO는 "이곳 워싱턴과 다른 곳(유럽)에서 정책 입안자들이 경쟁이란 이름 아래 앱스토어를 우회한 애플리케이션이 아이폰에 들어가도록 애플에 강제할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이는 데이터에 굶주린 기업들이 우리의 프라이버시 규칙을 우회하고 이용자의 뜻에 반해 그들을 다시 추적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이어 "더 안전한 옵션을 없애는 일은 이용자들에게 더 적은 선택을 남길 것"이라며 "기업들이 이용자 데이터를 착취하고 싶어 (애플의) 앱스토어를 떠나기로 결정할 때 이는 대안적인 앱스토어, 즉 프라이버시와 안전이 보호되지 않는 앱스토어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커다란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WSJ는 애플의 프라이버시 보호 주장은 공식 석상에 나온 쿡 CEO의 단골 발언 주제라고 평가했다. 또 애플이 자사의 폐쇄적 앱스토어 운영이 공격받을 때마다 사생활 보호와 보안을 방패로 삼아 '근본적인 인권'이라고 주장해왔다고 평가했다.
스마트폰 앱 개발사들은 애플이 프라이버시 보호를 명목으로 부당하게 경쟁을 저해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쿡 CEO는 "애플은 경쟁의 가치를 믿는다"면서도 "하지만 검증되지 않은 앱이 아이폰에 들어가도록 우리가 강요당하면 의도하지 않은 결과는 심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걸 보면 우리는 나서서 정책 입안자들에게 프라이버시를 해치지 않으면서 우리가 공유하는 목표를 진전시키기 위해 함께 일하자고 요청해야 할 의무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