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오유진 기자] 한국 조선업계가 올해 1분기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의 절반가량을 쓸어 담으며,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지난해 중국에게 내줬던 글로벌 1위 자리를 다시 되찾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다만 인력 부족 문제는 걸림돌로 꼽힌다.
10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 1분기 전 세계 선박 발주량 920만CGT(259척)의 49.7%인 457만CGT(97척)를 수주하면서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기간 경쟁국인 중국은 386만CGT(130척·42%)를 기록했다.
특히 한국 조선업계가 1분기 수주 집계에서 중국을 앞선 것은 지난 2015년 이후 7년 만이다. 또 한국 조선업계의 분기 점유율이 50%에 근접한 것 역시 클락슨리서치가 관련 집계를 시작한 1996년 이후 26년 만이다.
올 3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323만CGT(88척)를 기록했다. 국가별 수주량은 ▲한국 164만CGT(35척) ▲중국 136만CGT(46척) ▲일본 12만CGT(3척) 순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한국 조선업계는 올 2월 중국을 2배 이상 격차로 따돌리면서 1위를 차지한데 이어 두 달 연속 선두 자리를 지키게 됐다.
주목할 점은 한국 조선업계가 1분기 발주된 14만 세제곱미터(m³)급 이상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37척 중 26척(70%), 1만2천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이상 대형 컨테이너선은 38척 중 21척(55%)을 수주하는 등 주력 선종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보였다는 점이다.
앞서 국내 조선 3사인 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이 지난해 연간 수주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음에도 불구, 중국 조선업계에 세계 1위(수주량 기준) 자리를 내준 바 있다.
그러나 올 1분기에는 중국보다 좋은 출발을 알렸으며, 국내 조선 3사가 고부가가치·친환경 선박에 독보적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 등이 이번 수주량으로 입증돼 글로벌 1위 탈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핑크빛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한국 조선업계가 글로벌 1위 탈환을 위해서는 인력난을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는 많은 일감을 확보하고 있지만 배를 건조할 숙련된 기술인력이 충분하지 않아 건조 일정에 차질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자료에 따르면 2014년 20만3천441명이었던 국내 8개 조선사의 직영·사내 협력사 인력은 지난해 9월 기준 9만2천207명으로 7년 새 절반 이상 감소했다.
특히 올해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 강화에 따라 친환경 선박 발주 증가가 예상되고 있어 한국 조선업계는 지난해와 같이 견조한 수주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지난해 수주한 물량과 더불어 올해 수주 물량까지 합쳐지면 현장 일감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현장인력 부족 현상은 심각한 상황이다.
실제로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이달 1일 서울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서울대학교 미래해양공학클러스터와 공동으로 '제3차 조선해양산업 CEO포럼'을 개최했다. 포럼 주제는 '조선산업인력 확보와 양성'이었다.
이날 협회는 최근 수주한 선박이 본격적으로 착공되는 올 상반기부터 현장의 생산인력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하반기에는 증가폭이 더욱 커져 오는 9월 약 9천500명의 생산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장을 떠난 인력들을 다시 조선소를 찾게 만들려면 처우와 작업환경 개선 등 일자리 질 개선이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유진 기자(ou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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