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고정삼 기자] 국내 증시의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면서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이 다시 주목 받고 있다.
금리 인상 우려와 러시아가 촉발한 전쟁 리스크 등에 큰 조정을 받았던 국내 증시가 어느 정도 바닥을 다졌다는 판단이 ELS 투자 활성화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LS는 녹인(Knock-In·원금손실 구간) 아래로 내려가지 않으면 원금 손실 없이 연 4~8%대의 비교적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하락세를 보였던 ELS 발행 규모는 올해 들어 꾸준히 증가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 기준 코스피2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발행 규모는 1조7천610억원으로, 최근 1년 내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ELS(코스피200 기초자산) 발행 규모는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꾸준히 감소세를 보였지만, 올해 1월을 기점으로 상승 전환한 이후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S&P500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ELS도 마찬가지다. 올해 1월 말 기준 1조9천232억원까지 주저앉았던 ELS(S&P500 기초자산) 발행 규모는 2월부터 상승 흐름을 타면서 지난 3월 말에는 3조5천700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ELS는 일정한 범위 안에서 기초자산으로 삼은 종목이나 지수가 예측대로 움직이면 약정된 이자(연 4~8%대)를 지급받을 수 있는 금융투자상품이다. 일반적으로 기초자산 가격이 계약 시점 대비 40~50% 이상 떨어지면 원금 손실이 발생하는 녹인에 진입하게 된다.
실제 코스피200은 지난 1월 3일 종가 기준 395.51에서 28일 357.98까지 밀린 이후 최근까지 350~360선의 박스권 지수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이에 투자자들은 박스권 장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중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ELS 상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사들도 올해 들어 ELS 발행 규모를 크게 늘리고 있다. 교보증권의 지난 1월 ELS(코스피200 기초자산) 발행 규모는 90억원 수준이었지만, 지난 3월 말 기준 1천504억원으로 1천571%가 늘었다. 메리츠증권도 같은 기간 427억원에서 1천840억원으로 331% 증가했다.
이밖에도 신영증권(325억원→2천136억원), 신한금융투자(632억원→1천464억원), 유안타증권(88억원→356억원), 한화투자증권(34억원→252억원) 등의 ELS 발행 규모가 큰 폭으로 늘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ELS 상품은 일정 수준 이하로 주가나 지수가 하락하지 않을 것이란 기대나 판단을 가지고 있는 투자자들이 많이 찾는 상품"이라며 "과거 주가지수보다 현저하게 많이 떨어졌다고 판단되면, 예전 수준으로만 회복해도 상환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투자하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ELS도 파생상품의 일종으로 원금 100%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위험성이 높다"며 "(박스권 장세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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