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유독 마니아층이 두터운 스마트폰이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와 애플의 '아이폰SE'다. 갤럭시노트는 다른 제품들과 달리 'S펜'을 탑재해 사용성이 좋다는 데서 인기를 끄는 모델이다. 탄탄한 고객층이 있는 만큼 갤럭시노트는 지난해 출시되지 않았다가 올해 갤럭시S22의 최상위 모델인 울트라로 돌아왔다.
아이폰SE의 경우 편의성이 다소 떨어짐에도 탄탄한 마니아층을 보유한 모델이다. 스마트폰이 대형화되고 있는 와중에 작은 크기에 물리적 홈버튼을 탑재해 '감성'을 느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애플은 지난달 3세대 아이폰SE를 시장에 내놨다. 아이폰SE는 매년 하반기 정기적으로 출시되는 플래그십 모델과 달리 비정기적으로 출시되는 모델로, 2년 만에 신제품이 나오게 됐다. 지난 2016년 처음 제품을 선보인 뒤 2020년 2세대가 출시됐는데, 제품 출시 간격이 단축된 것이다.
아이폰SE3을 며칠간 사용해보고 가장 많이 든 생각은 "호불호가 강할 것 같다"였다. 넓은 베젤과 홈버튼 등에서 감성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나, 감성을 위해 포기해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았다.
아이폰SE3의 첫인상은 역시나 매력적이었다. 작고 얇은 크기에 무게는 144g에 불과해 한 손으로 들기 편했다. 가벼운 편인 갤럭시S22(167g)보다 가볍고, 아이폰13 미니(140g)와 비슷한 무게다.
전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역시나 '베젤'이었다. 위아래로 두꺼운 베젤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과거 아이폰SE를 사용한 적은 없지만, 베젤과 홈버튼이 있던 아이폰6를 오랜 기간 썼던 기억이 있어 옛감성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후면 역시 요즘 스마트폰들과 달리 유광으로 마감됐다. 이 때문에 무광과 달리 좀만 사용해도 지문이 많이 남아 금세 지저분한 느낌이 들었다. 스마트폰 보호는 물론 지문 방지를 위해서도 케이스가 필요해 보였다.
겉모습과 달리 똑똑한 두뇌를 갖췄다는 점은 매력 포인트다. 아이폰SE3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 아이폰13 시리즈에 들어가는 A15 바이오닉 칩이 탑재됐다. 이 때문에 고사양 게임을 해도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했다.
카메라 기능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낮 시간대의 밝은 환경에서는 '아이폰 감성'이 담긴 사진 촬영이 가능하지만, 어두운 밤에서는 결과물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갤럭시Z플립3와 아이폰SE3로 야경을 촬영하자 차이점이 확연히 드러났다. 아이폰SE3는 야간촬영 모드를 지원하지 않아 야경이 너무 어둡게 나왔고, 노이즈가 많이 생겨 확대할 경우 피사체가 흐릿하게 보였다.
인물사진 모드도 제한적이었다. 보통 인물사진 모드로 사진을 촬영할 경우 사람은 물론 사물도 인식해 주변 배경이 흐려지지만, 아이폰SE3의 경우 '사람'만 인식했다. 사물은 인물사진 모드로 촬영할 수 없는 셈이다.
감성적으로 느껴졌던 베젤도 답답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인터넷 서핑 등과 같은 단순 사용에서는 크게 불편하지 않았지만, 영상을 틀자 베젤이 거슬리기 시작했다. 특히나 가로로 긴 화면비의 영상을 볼 경우 위아래는 물론 양옆까지 막혀 있어 몰입감이 떨어졌다.
깔끔한 디자인에 4.7인치의 콤팩트한 크기, 홈버튼 등 감성을 자극하는 요소는 충분하다. 다만 감성을 위해 아이폰SE3를 구매할 경우 감수해야 할 점은 많이 보인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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