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제페토, 로블록스 등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하는 인구수를 고려하면 이 기술이 주류 시장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 메타버스는 시·공간을 초월한 세상을 뜻하며, 실재감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면 모든 세계가 메타버스 상에서 존재할 수 있다."
김상균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29일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가 개최한 '제3회 SW 런앤그로우 포럼'에서 강연자로 나와 이같이 밝혔다.
이날 포럼은 KOSA 회원사 CEO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내 메타버스 권위자인 김상균 교수가 '메타버스, 10년 후 미래를 먼저 보다'라는 주제로 강연이 진행됐다.
김 교수는 "메타버스 세계에서 소비의 행태는 물건보다 경험을 소비하는 방향으로 무게가 옮겨가고 있다"면서, "실재의 나가 아닌 사진 속 내가 입을 옷을, 공장이 아닌 디지털에서 구입하는 행위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전했다. 물질에서 비물질로, 구매에서 경험으로, 오프라인 경험에서 온라인 실감으로 넘어가는 이런 현상이 '메타버스'라는 점을 강조했다.
메타버스 세상에 가상현실(VR) 구현이나 관련 디바이스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메타버스는 시공간의 한계를 초월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나, 시공을 초월한 경험을 느끼게 하는 것인가 등이 중요한 포인트"라면서, "VR이 아니어도 되고, VR 기기 자체도 중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메타버스 세상에서 5개의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세부적으로 ▲새로운 인류의 출현 ▲재편되는 공간 ▲재편되는 집단 ▲평행우주 세계관 ▲무엇을 할까 등이다.
메타버스에서는 육체를 얻은 인공지능(AI)를 만난다. 가상노동자, 가상친구, 가상배우자 등 가상인류와 관계를 맺고, 디스플레이로 만나는 휴먼 AI를 경험하기도 한다. 가상공간 개념은 도시에 조금 덜 집착하는 세상을 만들 수도 있다. 과거엔 하나의 시간에 하나의 역할만 가능했다면, 이제는 다중체계를 통해 동시간대 여러 자아를 가질 수 있다. 낮에는 한 기업의 소속된 직장인이라면, 저녁엔 메타버스에서 내가 만든 작품을 공유하거나 파는 예술가가 될 수 있다.
김 교수는 "기존 세대들은 아바타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경우가 많지만,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사람들은 '내가 현실에서 누구인지 뭐가 중요하냐'는 말을 많이 한다"면서, "메타버스에서는 외모도 나이도 배경도 중요치 않고, 오프라인보다 편하게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전했다.
또 스마트폰 이후 디바이스로 '스마트 글래스'를 꼽았다. 김 교수는 "현재 스마트폰은 내 신체 일부라 여길 정도로 인간과 가장 밀접한 도구다. 스마트폰의 흥행은 한계점에 도달했으며, 스마트 글래스가 이를 대체할 것"이라면서, "테크 분야가 엄청나게 발전하고 있으며, (가까운 미래에) 스마트 글라스를 통해 원격의 공간을 만날 수 있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진영 기자(sunligh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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