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호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은 22일 "저희는 일하고 싶다. 일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말했다.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계획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며 제동을 건 청와대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어떤 일이든 현실적 난관은 있기 마련"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어 "국정과 정치 영역은 더 그렇다"며 "늘 딜레마 속에서 난관을 극복할 방안을 고심하고 함께 숙의해서 결단을 내리는 과정에 이르게 된다"며 "그러나 난관을 이유로 꼭 해야 할 개혁을 우회하거나 미래 국민 부담으로 남겨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던 윤 당선인이 선거에 임할 때 국민이 정권교체를 명한 것도 '이제 제대로 일하라'는 국민의 엄중한 바람임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저희는 일하고 싶다"며 "국민 관점에서 볼 때 일 잘하는 정부, 유능한 정부가 되고싶다"고 말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김대변인은 '저희는 일하고 싶다'는 발언의 대상을 특정해달라는 질문에 "국민 여러분께 저희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며 에둘러 답했다. 집무실 이전 관련 부정적 여론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는 "다양한 경로의 소중한 말씀들을 새겨듣고 있다"며 "소상히 말씀드려야 할 단계가 있을 때 놓치지 않고 함께 공유하고 이해를 구할 수 있는 과정을 잊지 않고 챙기겠다"고 했다.
청와대와의 소통에 대해서는 "현 청와대가 통할하는 각 부처에 계신 분들과 의견 조율을 사전에 진행했다"며 "청와대가 원하는 뜻이 뭔지 저희에게 잘 전달해주면 숙의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청와대는 윤 당선인의 집무실 용산 이전 계획에 대해 안보 공백을 우려하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전날(21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새 정부 출범까지 얼마 남지 않은 촉박한 시일 안에 국방부와 합참, 대통령 집무실과 비서실 등 보좌기구, 경호처 등을 이전하겠다는 계획은 무리한 면이 있어 보인다"며 "어느 때보다 안보 역량의 결집이 필요한 정부 교체기에 준비되지 않은 이전이 안보 공백과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윤 당선인 측은 김 대변인의 "도와달라"는 발언이 용산 이전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당선인 대변인실은 김 대변인의 브리핑 이후 별도 기자단 공지를 통해 "김 대변인이 '일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한 말은 '국민 민생에 집중할 수 있게 해달라'는 취지"라며 "이 말의 의미는 용산 이전 촉구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정호영 기자(sunris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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