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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시대]尹, '용산 대통령' 선언…왜 국방부를 낙점했나


국방부, 안보시설 구비…경호 따른 시민 불편 없어

광화문 공약 왜? "당선 후 보고 받아보니 재앙 수준"

이전 비용 총 500억 예상…"1조 추산 근거 없는 얘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별관에 마련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03.20.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별관에 마련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03.20.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김보선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이전을 공식화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용산 국방부와 합참 구역은 국가 안보 지휘 시설 등이 구비되어 있어 청와대를 시민들께 완벽하게 돌려드릴 수 있고 경호 조치에 수반되는 시민들의 불편도 거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당선인은 당초 집무실을 광화문으로 이전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고 했다. 또 집무실 이전이 쉬운 일이 아님을 잘 알고 있지만 또 다시 국민과 약속을 저버리면 다음 대통령 어느 누구도 이전을 시도하지 못할 것이라며 강행 의지를 분명히 했다.

◆靑, 용산 국방부로…국방부→합참 청사 이전

앞서 윤 당선인은 인수위 관계자들에게 이전 대상 부지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이어 전날(19일)엔 2시간 가량 새 집무실 후보지인 광화문 외교부 청사와 용산 국방부 청사를 직접 점검했고 새 집무실로 국방부 청사를 최종 낙점한 것이다.

윤 당선인은 "용산 지역은 이미 군사시설 보호를 전제로 개발이 진행되어 왔으며 청와대가 이전하더라도 추가적인 규제는 없다"고 했다. 이어 "무엇보다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주변 미군기지 반환이 예정되어 있어 신속하게 용산 공원을 조성하여 국방부 청사를 집무실로 사용할 수 있고, 국민들과의 교감과 소통이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가 합동참모본부(합참) 청사로 이전하는 문제는 다소 어려움이 있지만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윤 당선인은 "합참 청사는 전시작전권 전환을 고려해서 한미연합사(연합사)와 함께 건물을 사용하도록 건립됐다. 연합사가 평택으로 이전하여 공간의 여유가 생겨 국방부가 합참청사로 이전하는데 큰 제한은 없다"고 말했다. 특히 "합참 청사는 연합사와의 협조를 고려하여 용산지역에 자리 잡았지만 연합사가 평택으로 이전함에 따라 전쟁 지휘 본부가 있는 남태령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되면 합참은 평시와 전시가 일원화된 작전지휘 체계를 유지할 수 있고, 합참 근무자와 장병들도 쾌적하고 안정적인 근무 여건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으로 국방부와 합참 지휘부가 비슷한 시기에 사무실을 연쇄적으로 옮기게 되면 통신과 지휘상 혼선과 공백이 초래된다는 지적도 일축했다.

윤 당선인은 "군 부대가 이사한다고 해서 국방 공백이 생긴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예를 들어 합참을 남태령 전시지휘소가 있는 쪽으로 옮긴다면 그것도 국방의 공백이라고 볼거냐, 그렇게 볼 수 없다. 군사시설은 어디 한 군데 만들어 두면 이전이 불가피하다는 건데 그렇게 볼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예산은 약 500억원으로 추산했다. 국방부를 합참 건물로 이전하는 데에 118억원, 청와대에 있는 대통령 비서실을 국방부 본관으로 이전하고 리모델링하는 데에 252억원, 대통령 경호처 이사 비용으로 99억 9천700만원, 한남동 공관을 리모델링하고 경호시설을 마련하는 데 25억원, 총 496억원이 든다고 윤 당선인은 밝혔다.

윤 당선인은 "(이전 비용으로) 1조원이니 5천억원이니 하는 얘기들은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광화문 대통령' 공약 무산…'용산' 왜 뒤늦게 검토했나

이로써 선거 과정에서 대통령 집무실을 광화문으로 옮기겠다던 공약은 사실상 무산됐다.

윤 당선인은 정부서울청사나 외교부 청사 등 광화문으로의 대통령 집무실 이전이 어렵다고 판단한 데 대해 "최소한의 경호 조치에 수반되는 광화문 인근 시민들의 불편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와대 내 일부 시설의 사용 역시 불가피해 청와대를 시민들에게 완전히 돌려드리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공약 준비 과정에서는 왜 용산 집무실 구상을 검토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논란도 남았다.

윤 당선인은 이에 대해 "(선거 과정에서는) 기존 정부 기관의 이전 문제나 대통령 경호를 최소화한다 하더라도 광화문 인근 지역 거주하거나 근무하는 분들의 불편이 세밀하게 검토 안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선거 공약수립 검토 단계에서는 오픈하기가 어렵지 않나. 당선인 신분으로 보고를 받아보니 시민들에게는 거의 재앙 수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외교부 청사는 외국 대사관들이 자리잡고 있는 속에 있어야 해서 한몫에 잡아 옮기는 것도 어렵고 비용도 (용산 이전) 전체 비용을 합친 것보다 몇 배가 든다"고 말했다.

◆집무실 이전이 1호 공약? "민생, 인수위 최우선 과제"

당선 이후 시급한 민생 문제에 앞서 대통령 집무실 이전이 마치 제1공약처럼 추진되는 것을 두고 지나치게 서두른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윤 당선인은 "일단 청와대 경내로 들어가면 제왕적 권력의 상징인 청와대를 벗어나는 것이 더욱 어려워 질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국민들께 불편을 드리는 측면, 청와대를 온전히 국민께 개방하여 돌려드리는 측면을 고려하면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 결정을 신속히 내리고 추진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코로나 위기 극복 등 민생 현안에 대해서는 "코로나 보상이나 시급한 민생 문제는 인수위에 주문을 많이 했고 방안이 발표될 거라 그것과 (대통령 집무실 이전은) 별개"라며 "국민과 소통하며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도 결국 국민께 봉사하기 위한 것이고 이것 역시 시급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기존 청와대는 윤 당선인의 임기 시작인 오는 5월 10일에 개방된다. 본관, 영빈관을 비롯해 최고의 정원이라 불리는 녹지원, 상춘재도 모두 국민에게 돌려주겠다는 것이다.

윤 당선인이 청와대 이전을 얘기하며 물리적 공간의 문제보다 더 중요한 것이 소통의 의지였던 만큼, 용산 대통령실 1층에 프레스센터를 배치해 수시로 언론과 소통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윤 당선인은 끝으로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의 이해를 구한다"고 말했다.

/김보선 기자(sonnta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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