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환자 맞춤형 면역 치료가 성큼 다가왔다. 국내 연구팀이 펩타이드 접근성 조절이 가능한 시스템을 내놓았다. 펩타이드는 아미노산의 중합체로 아미노산의 종류마다 체내에서 세포 수용체와 특이적으로 결합해 여러 가지 기능을 활성화하거나 억제한다.
이번 시스템을 응용하면 체내 면역 반응을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 조절할 수 있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광복)은 강희민 교수(고려대) 연구팀이 펩타이드 접근성의 원거리 조절로 체내 면역 반응을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3일 발표했다.
면역 반응으로부터 조직 치유에 이르기까지 체내에는 많은 단계의 반응이 일어난다. 효과적 치료를 위해서는 각각의 단계에 적절히 면역 반응을 제어하는 것이 필요하다.
앞선 연구들에서는 pH 조절, 초음파, 빛과 같은 외부 자극을 이용해 면역 반응을 제어하고자 시도했다. 세포 반응을 제어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다. 사용된 외부 자극이나 소재가 생체 친화적이지 않아 생체에 위해를 가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생체 친화적인 외부 자기장을 이용해 면역 반응 제어를 시도한 연구도 있었는데 이는 펩타이드 접근성을 이분법적으로만 제어해 다양하게 면역 반응을 컨트롤할 수는 없었다.
연구팀은 생체 친화적이고 다양한 모드를 가진 시스템으로 체내 면역 반응을 제어하기 위해 세포 부착성 펩타이드를 생체 재료 표면에 결합했다. 신축성 연결체를 이용해 다양한 크기로 합성이 가능한 ‘외부 자극 감응형 무기 나노 집합체 소재’를 부착시켰다.
무기 나노 집합체 소재를 동일한 세포 부착성 펩타이드 밀도의 생체 재료 표면에 부착시킬 때 무기 나노 집합체 소재의 ‘크기’에 따라 펩타이드 접근성을 제어할 수 있음을 알아냈다.
영구 자석으로 생체 재료 표면에서 무기 나노 집합체 소재의 ‘높낮이’를 조절해 펩타이드 접근성을 제어할 수 있었다. 초기 면역 반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대식세포의 거동을 제어할 수 있음을 규명했다.
대식세포(macrophage)는 초기 면역 반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외부 환경에 의해서 M1 대식세포 혹은 M2 대식세포로 분극화한다. M1 대식세포는 전염증성 특징을 가지고 있어 우리 몸을 침입한 세균을 방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M2 대식세포는 항염증성 반응과 조직의 리모델링에 관여한다.
이번 연구를 통해 세포 수용체와 펩타이드의 결합을 제어하는 ‘접근 가능한 펩타이드 밀도’라는 새로운 파라미터를 제시해 면역 시스템 제어 후속 연구에 대한 새로운 기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희민 고려대 교수는 “환자 맞춤형 치료는 꼭 필요한 연구”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시스템을 이용하면 면역 반응을 자유자재로 제어할 수 있어 면역 치료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논문명: Manipulating Nanoparticle Aggregates Regulates Receptor-Ligand Binding in Macrophages)는 국제학술지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3월 12일 온라인에 실렸다.
/세종=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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