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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23년 전 추억담긴 '포켓몬빵'…편의점 '오픈런' 직접 해보니


'발품·앱' 활용해 편의점 수백 곳 확인…재고는 단 3개

[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그 빵을 왜 이렇게 찾아요. 오늘 포켓몬빵 찾는 사람 유난히 많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SPC의 '포켓몬 빵'이 지난 달 23일 '돌아온 포켓몬빵'으로 재출시 됐다. 포켓몬빵은 출시 일주일 만에 150만개가 판매될 만큼 큰 인기를 얻고 있다.

SPC 측은 구체적 생산량을 공개하고 있지는 않지만, 업계에서는 하루 20만개 가량의 포켓몬빵이 생산 중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00여 곳의 편의점을 방문, 확인했지만 포켓몬빵은 3개만 구입할 수 있었다. [사진=김태헌 기자]
100여 곳의 편의점을 방문, 확인했지만 포켓몬빵은 3개만 구입할 수 있었다. [사진=김태헌 기자]

◆ 희귀템 된 '포켓몬빵' 3040세대가 '싹쓸이'

포켓몬빵은 1998년 당시 500원이었지만 최근에는 1천500원에 판매된다. 시간이 흘러 물가가 오른만큼, 23년 전 주 소비층이던 초·중·고 학생들은 이제 더 큰 구매력을 가진 3040세대로 성장했다.

3040세대는 포켓몬빵과 학창시절을 함께 한 만큼 제품 재출시에 가장 열광했다. 포켓몬빵을 구입한 인증 사진을 카카오톡 단체방에 올리거나 SNS를 통해 공유하며 추억을 나누기도 한다.

한 편의점주는 "포켓몬빵이 들어오면 30대~40대 손님들이 순식간에 모두 사간다"며 "1~2개씩 구입하는게 아니라 매대에 놓인 포켓몬빵 전부를 가져가는 이유를 최근 뉴스를 통해 알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편의점주도 "어른들이 그 빵을 그렇게 찾는데 이유는 모른다"며 "지금까지는 판매하지 않았지만 최근 찾는 사람이 너무 많아 포켓몬빵 발주를 넣어뒀다"고 전했다.

SPC와 편의점업계에서는 포켓몬빵 열풍의 근원지를 3040세대로 추정하고 있다. SPC 관계자는 "정확한 확인은 어렵지만, 10대부터 40대까지가 구매층인 것으로 추측한다"고 말했다.

실제 오프런을 통해 구입한 포켓몬빵. 이전처럼 빵 아래 스티커를 넣어 외부에서는 스티커 종류를 확인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사진=김태헌 기자]
실제 오프런을 통해 구입한 포켓몬빵. 이전처럼 빵 아래 스티커를 넣어 외부에서는 스티커 종류를 확인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사진=김태헌 기자]

기자 역시 100여장의 포켓몬 스티커를 아직 가지고 있을 만큼, 포켓몬에 빠져 있었다. 이 때문에 직접 포켓몬빵을 구입해보기 위해 출시 첫날 여러 편의점을 둘러봤지만 구입에는 실패했다.

둘째 날은 지역을 좀 더 늘려 서울과 경기도 일대 편의점 매대를 확인했지만 역시나 실패. 아쉽게 발길을 돌리는 기자에게 편의점주는 "매일 오전 8시와 오후 9시 물류가 들어오니 그때 와보라"며 귀뜸했다. 그렇게 오후 9시 '오픈런'을 통해 포켓몬빵 3개를 손에 넣었다.

직접 맛본 포켓몬빵은 20여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때도 지금도 포켓몬빵은 사실 빵보다 스티커가 '메인'이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따르면, 1999년 한 초등학생의 "빵은 버리고 스티커만 모은 것을 반성한다"는 반성문이 신문에 실릴 정도였고, 선생님들은 '스티커를 모으기 위해 빵을 사지 말 것'을 교육했다는 보도도 있다. 그만큼 포켓몬빵의 인기가 높았다는 방증이다.

여러 곳의 세븐일레븐과 CU 편의점 중 단 1곳에만 '포켓몬빵'이 남아 있는 모습. [사진=각 사]
여러 곳의 세븐일레븐과 CU 편의점 중 단 1곳에만 '포켓몬빵'이 남아 있는 모습. [사진=각 사]

◆ 23년 전 '포켓몬빵'과 어떻게 달라졌나

제빵업계에서는 최근 포켓몬빵 인기는 레트로 열풍과 초도물량 부족으로 일어난 일시적 현상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지난 3일부터 편의점들은 물량 부족을 이유로 충분한 제품을 공급받지 못해 점포 당 포켓몬빵 주문 갯수를 2개로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이번 주부터 물량 부족이 이어져 점포 당 발주량을 제한했다"며 "당분간 포켓몬빵을 편의점을 통해 구입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 같다"고 전했다. SPC 측도 생산라인 확대 등에 나설 계획은 없어 포켓몬빵 '품절대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에 출시된 포켓몬빵은 당시 큰 인기를 얻었던 '돌아온 고오스 초코케익', '돌아온 로켓단 초코롤'을 포함해, 신규 제품인 '피카피카 촉촉치즈케익', '파이리의 화르륵 핫소스팡', '디그다의 딸기 카스타드빵', '꼬부기의 달콤파삭 꼬부기빵', '푸린의 폭신폭신 딸기크림빵' 등이다. 가장 높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는 제품은 '돌아온 로켓단 초코롤'로 전체 판매량의 40%를 차지한다.

SPC가 최근 재출시한 포켓몬빵에 포함된 스티커. [사진=김태헌 기자]
SPC가 최근 재출시한 포켓몬빵에 포함된 스티커. [사진=김태헌 기자]

포켓몬빵 스티커에도 변화가 생겼다. 23년 전 151종이었던 스티커는 159종으로 확대됐다. 인기 캐릭터의 경우 이전에는 없던 캐릭터가 추가되기도 했다.

포켓몬빵 출시 당시 벌어졌던 여러 사건들도 그대로 데자뷔 되고 있다. 한 편의점에는 수십 년 전과 같이 스티커를 확인하기 위해 빵을 '꼬집지 말라'는 주의문이 붙었고, 빵을 한꺼번에 여러 개 구입해 스티커부터 확인했다는 내용의 글들도 온라인상에 쉽게 찾을 수 있다.

SPC가 1998년 출시한 포켓몬빵에 포함된 스티커. [사진=김태헌 기자]
SPC가 1998년 출시한 포켓몬빵에 포함된 스티커. [사진=김태헌 기자]

SPC 관계자는 "현재 생산 물량이나 목표량을 공개하기는 어렵다"면서 "소비자들로부터 포켓몬빵 재출시 요구가 이어져 다시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SPC 측은 일각에서 나오는 '국진이빵'과 '핑클빵' 등 신규 레트로 상품 추가 출시설에는 "계획 된 바 없다"고 전했다.

한편 세븐일레븐은 모든 포켓몬빵을 판매하고 있으며, CU와 이마트24는 각각 4종과 3종을 판매 중이다. GS25에서는 포켓몬빵을 판매하지 않다가 최근 판매 대열에 합류한 상태다.

/김태헌 기자(kth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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