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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침공] 원자잿값 인상에 우크라이나 사태까지…건설업계, '촉각'


팬데믹, 글로벌 공급망 약화에 원자재·인건비↑…"원부자재 수급선 동향 예의주시"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건설업계 원자재 가격 인상에 요구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더해져 국내 건설업계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글로벌 공급망 약화로 건축 원자재와 인건비가 오르면서 이를 반영해달라는 요구도 커지고 있다.

건축물 골조 공사를 담당하는 철근콘크리트 업체들은 자재 가격 인상을 요구하며, 인상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공사 중단도 불사한다고 밝혔다. 또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소식이 전해진 이후, 실물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건설업계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전국철근콘크리트연합회는 지난 18일 전국 100대 건설사를 대상으로 건설자재비와 인건비 급등으로 계약단가를 올려주지 않으면 단체 행동을 취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연합회는 공문을 통해 철물과 각재·합판 등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 레미콘·철근 등 원도급사의 지급자재 중단과 지연에 따른 간접비와 인건비 상승분 등을 고려해 하도급 대금의 20% 상당을 증액해달라고 요구했다.

또한, 연합회는 건설사들이 손실 보전에 대한 보상을 확약서 양식으로 내달 1일까지 보내주지 않을 경우 해당 현장에 대해서는 3월 2일부터 '단체행동(셧다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건설업계 원자재 가격 인상에 요구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까지 더해져 국내 건설업계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사진=조은수 기자]
건설업계 원자재 가격 인상에 요구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까지 더해져 국내 건설업계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사진=조은수 기자]

최근 건설 자재 가격은 상승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이 무뎌지면서 건설 현장의 필수 품목인 철근, 시멘트(레미콘) 등 자재비와 노무비가 급등하고 있다.

철근콘크리트연합회에 따르며 공조 공사에 투입되는 철물과 각재·합판 가격은 지난해 상반기(3∼8월 계약분) 대비 각각 50% 상승했다. 철근 원재료인 국제 고철 스크랩 가격도 13년 만에 처음으로 t(톤)당 60만원을 넘어서면서 철강사들의 철근가격 인상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시멘트업계도 시멘트 가격 생산에 절대적인 유연탄 가격 급등을 이유로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국제 유연탄 가격은 호주 뉴캐슬탄 6천㎉ 기준으로 지난해 1월 t당 평균 103.0달러(12만4천269원)에서 지난해 4분기(10∼12월)에는 272.3달러(32만8천529원)로 급등했다.

이에 시멘트업계는 지난달 유연탄과 요소수 등의 원자재 가격 인상을 고려해 이달부터 시멘트 가격을 18%가량 올려줄 것을 레미콘사 등에 통보했다. 이 경우 1종 벌크시멘트 가격이 t당 9만3천원으로 오른다.

또한, 국내 시멘트업계는 러시아산 유연탄 의존도가 75%에 달한다.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로 유연탄 가격이 향후 더 오를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시멘트 가격 인상은 레미콘 가격 상승으로 연결된다. 전국 레미콘협의회는 최근 종합건설사의 자재담당 모임인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에 공문을 보내 내달부터 레미콘 가격을 25% 이상 인상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건설업계 전방위적 원자재 가격 인상 러시를 앞두고, 지난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되면서 우크라이나 내 원부자재 수급선 동향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코트라(KOTRA)의 우리나라의 대우크라이나 수입 현황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식물성 물질, 철광, 곡실류, 목재류, 철강제품, 정밀화학원료 등을 주로 수입하고 있다.

식물성유지, 사료, 곡물 등 농산물, 철광과 고철과 같은 철강 관련 원부자재, 제재목, 펠릿과 같은 목재류가 전통적인 수입품목이다. 목재류와 철강제품 모두 건설업계 대표 품목 중 하나다.

또한, 철광, 철강관, 선재 등 철강제품도 주요 수입품인데, 철강 관련 원료와 반제품이 주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생산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무력 충돌이 일어날 경우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분쟁이 격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한나 코트라(KOTRA) 키예프무역관은 "우크라이나의 경우 우리와의 교역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편"이라며 "우크라이나 정세 불안이 우리나라의 공급망 불안 요소로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기존에 우크라이나로부터 원부자재를 꾸준히 수입해 오고 있는 기업이 있다면, 우크라이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수급선 대체방안 등 비상계획을 미리 수립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건설업계 해외수주와 관련해서는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인한 영향은 비교적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건설업계는 약 160억 달러(19조3천40억원)의 러시아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수주는 제한적"이라며 "전쟁 지역과 주요 공사 진행 상황을 고려하면 현시점에서 즉각적인 리스크 발생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향후 주요국의 러시아 제재 수준이 강화할 경우 사업 진행과 대금회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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