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정부와 국회 등에서 메타버스 지원책들이 잇따라 제시되는 가운데, 메타버스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단순 지원뿐만 아니라 보다 다양한 측면이 고려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8일 국회도서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선대위 미디어·ICT 특별위원회 주최로 열린 '메타버스 창작생태계 활성화 국회 정책 토론회'에 참가한 메타버스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현장에서 느끼는 애로사항들을 소개하며 현실과 밀착한 정부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부는 최근 잇따라 메타버스 관련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0일 '메타버스 신산업 선도전략'을 발표하고 오는 2026년까지 세계 시장점유율 5위를 목표로 올해 5천560억원 규모의 재정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문 인력과 기업을 육성하고 각종 제도 개선에도 나설 방침이다.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정부의 지원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도 실제 효과가 나타나려면 여러 가지 면을 살펴봐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김호규 레드브릭 최고전략책임자(CSO)는 "국내 메타버스 플랫폼 대부분은 유니티 엔진 기반인데, 유니티 엔진 개발자들이 한정돼 있는 데다가 이들 중 대다수는 게임 회사를 주로 찾는다"라며 "매타버스 제작을 위한 양질의 인력들이 별로 없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대표적인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꼽히는 네이버 '제페토' 역시 유니티 기반 엔진이다. 이러다 보니 메타버스 스타트업들도 이들 개발자가 필요한데, 유니티나 언리얼 엔진을 잘 다루는 개발자들은 대형 게임사 등으로 몰리는 형편이다.
김 CSO는 미국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의 예를 들며 보다 많은 이용자들이 쉽게 플랫폼 내에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만큼 쉬운 템플릿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로블록스에는 이용자들이 직접 만든 재밌는 게임들이 많다"며 "이용자들이 어떻게 소통하면서 놀 수 있는지에 대한 가치를 제공하고, 그러한 공간을 직접 만들 수 있도록 도구를 개발하는 부분에 집중해 정책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쉬운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이 메타버스 대중화는 물론 중소 개발사들의 인력 확보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일선 현장에 메타버스 관련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성훈 디지포레 대표는 "메타버스와 관련된 B2B(기업간거래) 혹은 B2G(기업-정부간거래) 플랫폼 구축을 위해 여기저기 다니다 보면 네트워크 인프라가 열악한 경우가 많다"며 "초고속망이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기관이나 학교 등의 네트워크 장비들이 워낙 낡다보니 제대로 된 구현을 위해서는 이를 교체해야 하는데, 이러한 부분은 결국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메타버스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그래픽 기반 메타버스에 쏠려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증강현실(AR)형 메타버스 콘텐츠 플랫폼을 운영하는 유니크굿컴퍼니의 송인혁 대표는 "그래픽이나 가상현실(VR) 기반 메타버스도 물론 중요하지만, 현실 공간을 바탕으로 증강현실을 접목하는 방식의 메타버스 시장이 3배 이상 더 큰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며 "시장이 있는 곳에 정부 정책이 집행돼야 한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메타버스에 대한 법적 기반을 마련하려고 한다"며 "메타버스 관련 원천기술 개발은 물론 개발 플랫폼 구축, 다양한 창작 활동과 교육 측면에서의 지원까지 여러 프로그램이 마련됐다"고 언급했다.
/윤선훈 기자(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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