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오경선 기자]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과 관련된 국내 금융사간 소송전이 항소심 재판으로 재개될 전망이다. 앞서 1심 재판부는 CERCG ABCP에 투자했던 금융사들이 제기한 민사 소송에서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 측(피고)의 손을 들어줬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제18민사부는 현대차증권, KB증권, BNK투자증권, 부산은행, 하나은행이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 항소심 1차 변론기일을 오는 3월 18일로 정했다.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에 청구된 소송금액은 총 1천131억원 규모다. 금융사별 원고 소가는 현대차증권(500억원), KB증권·BNK투자증권(200억원), 부산은행(197억원), 하나은행(34억원) 등이다. 이 중 부산은행과 하나은행은 주관사 뿐 아니라 CERCG ABCP 발행 과정에서 채권에 대한 신용평가를 맡았던 나이스신용평가, 서울신용평가 등 평가사를 상대로도 책임을 물었다.
앞서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난 2018년 5월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CERCG가 지급 보증한 자회사 CERCG캐피탈의 회사채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6개월 만기 ABCP를 발행했다. 이후 CERCG캐피탈 회사채가 부도 처리되면서 이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국내에서 발행된 1천650억원 규모의 ABCP도 동반 부도 처리됐다.
이에 CERCG ABCP를 매입했던 금융사들은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상품과 관련해 현지실사를 진행하지 않았던 점 등을 문제 삼아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원고 측이 주장한 ABCP의 구조적 결함과 투자자보호의무 위반 여부 등을 인정하지 않고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1심 재판부의 판결은 주선인이 부담해야 하는 의무에 대해 사모 ABCP와 공모 사채가 다르다는 부분에 주목한 것 같다"며 "전문투자자들 간의 거래이기 때문에 자기 책임의 원칙이 강조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경선 기자(seon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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