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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5G 주파수 추가]⑩ 이제서 의견수렴?…불만만 더 커졌다


SKT·KT 반발 계속…장관 이통3사 CEO 만나서 설득하기로

[아이뉴스24 심지혜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주파수 경매 일정이 불투명해지면서 시장 혼란이 가중되는 분위기다. 당초 계획은 다음달이었으나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이 더 필요하다는 이유로 결정을 번복해 정책 불확실성을 높이고 사업자들의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린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한 사업자들간 의견 조율을 충분히 거치지 않고 정책을 결정했다는 점도 지적사항이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은 27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개최한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LG유플러스가 요청한 5G 주파수 경매에 대해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이 안 된 부분이 있어 다음달 공고가 나올지 미정"이라고 말했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7일 오전 세종특별자치시 세종파이낸스센터 과기정통부 대회의실에서 열린'2022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신년 기자간담회' 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과기정통부]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7일 오전 세종특별자치시 세종파이낸스센터 과기정통부 대회의실에서 열린'2022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신년 기자간담회' 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과기정통부]

이어 "논의가 잘 진행될 수 있도록 다음달 이통3사 CEO를 만나 정책 협조를 구하고 설득할 것"이라며 "공통적인 의견을 수렴할 수 있도록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경매를 위해서는 확정된 방안을 담은 공고를 한 달 전까지 발표해야 한다. 계획대로 다음달에 경매를 하려면 최소 이번주까지는 공고를 내야 한다. 하지만 임 장관이 이통3사 CEO를 만나 논의하겠다고 하면서 공고 일정을 다음달로도 확정하지 못한 것은 예정대로 경매가 어렵다는 사실을 암시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과기정통부가 이처럼 입장을 달리한 것은 지난 4일 발표한 경매안에 대한 사업자들의 반발이 거셌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는 당시 LG유플러스가 요청한 3.4~3.42㎓ 대역 20㎒ 폭 할당 경매를 다음달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할당 방안 마련을 위해서는 LG유플러스가 주파수 할당을 요청한 지난해 7월부터 연구반 운영을 통해 12월까지 약 6개월간 가능 여부와 방안을 검토했다고 강조했다.

경매를 위한 최저경쟁가격은 1천355억원에 가치 상승요인을 추가해 책정하기로 했으며 할당 조건으로는 2025년 12월 31일까지 15만국 무선국 구축을 제시했다. 당시에는 이외의 조건 추가나 일정 변경이 없음을 명확히 했다. 사업자들에게는 최저경쟁가격 설정에 대한 의견을 달라고만 했다.

이에 SK텔레콤과 KT는 경매 자체가 공정하지 못하다는 이유를 들며 이의를 제기했고 SK텔레콤은 심지어 동일한 조건의 5G 주파수를 확보한 후 이통3사 모두가 주파수를 가져갈 수 있을 때 경매를 진행하자는 내용의 공문을 과기정통부에 제출하기까지 했다. 이 과정에서 국회도 나서 간담회 자리를 마련했다.

이견이 계속되자 과기정통부는 "의견을 더 듣겠다"며 조건, 시기의 변경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다 결국에는 장관이 간담회에서 '추가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내며 상황을 일단락 시켰다.

임 장관의 이날 발언은 경매를 위한 논의의 장을 열겠다는 취지이나 사실상 사업자들의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책 마련 과정에서 해야 할 의견 수렴이 결정 이후 추진되는 꼴이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소비자 편익과 공정경쟁, 경쟁 활성화 모두를 잡아야 해 묘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매번 정부가 정책을 결정한 다음에서야 사업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다보니 이번과 같은 문제가 반복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특히 주파수와 관련한 연구반 논의는 '밀실행정'이라는 꼬리표가 붙을 정도로 투명하지 않고, 사업자들과의 협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보니 계속 충돌이 나는 것"이라며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한다고 하지만 제대로 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부가 내놓은 초안이 바뀌는 것을 정책 실패로만 생각할 게 아니라 과정 중 하나로 봐야 한다"며 "최종 장관 보고 전에 실무자 선에서 사업자들과 충분히 조율한 다음 결정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언했다.

경매 일정에 변화가 생기자 당장 LG유플러스가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LG유플러스는 공식 자료를 통해 "2018년 경매 시 유보된 5G 주파수 20㎒ 폭(3.4~3.42㎓)의 추가할당이 전파자원의 효율적 활용과 이용자 편익 증진을 위해 조속히 마무리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 입장에선 예상과 달리 일정이 늦면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게 된다. 특히 할당 조건이나 시기도 이미 발표한 상황에서 경쟁사들의 이야기를 계속 수렴하면 여기에서도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도 경매 방안에 불만이 커지게 되는 셈이다.

SK텔레콤은 과기정통부 발표에 대해 안도하는 분위기지만 여전히 정책 결정 방법에 날을 세웠다. SK텔레콤은 "국민편익과 공정경쟁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논의를 통해 합리적인 주파수 공급방안이 결정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는 경매 추진 과정에서 사업자들과의 협의가 적극적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는 뜻을 내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정책 수립 과정에서 의견을 수렴을 했음에도 결과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며 "이후에도 의견을 주고 받았지만 수용되는 것 같지 않았다"고 말했다.

/심지혜 기자(sj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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