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승권 기자] 한국신용평가가 오리온 신용 등급 전망치를 높이며 8년 만에 오리온 신용 등급 상승에 '파란불'이 켜졌다.
신용 등급 전망치가 올라간다는 건 향후 6개월~1년간 회사의 실적과 재무구조가 꾸준히 개선될 경우 신용도가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최근 오리온의 재무 상태를 보면 신용 등급 상승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오리온 신용도가 한 단계 올라가면 '라이벌' 롯데제과보다 높은 등급을 가지게 된다.
15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한국신용평가는 오리온의 무보증 사채 신용 등급 전망을 'AA 안정적'에서 'AA 긍정적'으로 올렸다. 향후 AA+로 상승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신용도가 올라가면 금리는 낮아지고 더 많은 금액을 시장에서 조달할 수 있어 일부 기업들의 자금 기근도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조달한 자금은 기업의 투자·고용 확대로 이어지는 만큼 경제 전반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증권가가 바라보는 오리온의 실적 전망도 신용평가사의 전망과 맞아떨어진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액 2조3천689억원, 영업이익 3천816억원이 예상된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대비 6.24%, 1.46%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롯제제과의 경우 매출액 2조1천393억원, 영업이익 1천19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치가 집계됐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05% 6.3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수치대로라면 오리온은 신용도와 실적에서 모두 롯데제과를 앞서게 되는 것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오리온의 지역 다각화와 영업 지역에서의 경쟁력 향상을 높게 평가했다. 이를 통해 영업 기반을 한층 강화했다는 판단이다.
또한 수익성이 꾸준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실질적인 무차입 상태에서 잉여 현금 창출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신용도 전망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오리온의 수익성은 업계 최고 수준이다. 2021년 3분기 누적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은 18.3%다. 2018년 14.6%, 2019년 16.2%였고 2020년엔 16.9%를 기록했다. 제과 경쟁사 롯데제과의 영업이익률 7.7%, 해태제과의 3.7%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며 네슬레(17.7%)와 펩시(14.3%), 켈로그(12.8%), 가루비(10.4%) 등 글로벌 제과업체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그동안 광고, 판촉 위주로 진행되던 마케팅 활동을 제품 개발 중심의 마케팅으로 개편한 것이 영업이익률 상승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새로운 제품이 끊임없이 출시되는 제과업체 특성상 신제품의 성패 여부를 신속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데이터 기반 경영을 도입해 불필요한 비용을 줄인 것이다.
또한 오리온은 2017년 6월 분할 설립 이후 영업 창출 현금으로 제품·지역 다각화를 위한 설비 투자 부담 해소에 집중했다.
이 과정에서 약 1조원의 순차입금을 줄였다. 오리온의 연결 기준 순차입금은 2017년 6월 5천796억원에서 2021년 9월 말 기준 -3천794억원이다. 2021년 3분기 누적 연결 기준 오리온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은 -0.7배다. 2019년 0.2배에서 2020년 -0.4배를 기록했다.
김응관 한국기업평가 애널리스트는 "오리온은 다각화된 영업기반, 우수한 제품경쟁력, 비용효율화 등으로 EBITDA 마진율은 20% 이상의 높은 수준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무안정성 측면에서는 영업창출현금으로 설비투자(CAPEX) 지출을 충당하면서 잉여현금 창출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김승권 기자(peac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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