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승권 기자] 창업 시장에 밀키트 열풍이 불어닥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무인점포에 대한 적응도와 선호도가 올라갔고 줄어든 외식 수요가 '가정간편식'과 '밀키트'에 올린 영향이다.
10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밀키트 시장 규모는 약 3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2천억원에서 단번에 천억원 이상 뛴 수치다.
올해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밀키트(간편조리세트) 점유율 1위 기업 프레시지의 지난해 매출만 2천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대비 약 57% 증가한 수준으로 2020년 밀키트 전체 시장 규모와 맞먹는다.
프레시지의 업계 점유율이 약 60%의 점유율인 것을 감안하면 올해 시장 점유율은 3천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다수의 유통 브랜드가 밀키트 제품을 늘리고 있고 밀키트 브랜드 증가로 지역 상권 침투율도 빠르게 올라가고 있어서다.
특히 창업 시장에서의 밀키트 열풍이 거세다. 공정위에 등록된 밀키트 관련 프랜차이즈 브랜드만 이미 40~50개에 육박하고 있다. 밀키트 초기 시장을 선정한 브랜드 담꾹은 6개월만에 200호점을 돌파하기도 했다.
현재 오프라인 밀키트 전문점은 크게는 2가지 형태로 진행된다. 하나는 완전 100% 무인점포 형태의 밀키트 전문점이다. CCTV를 설치하고, 주인은 매장에서 1~2시간 정도 일하면서 무인 형태로 운영되는 밀키트 전문점이다. 또 다른 하나는 1인 창업 형태로 이뤄지는 밀키트 전문점이다. 주인은 매장 뒤편 간이주방에서 주로 대파 등 채소류를 손질해 밀키트 제품을 완성한 뒤 그때그때 판매하는 일을 책임지는 형태다.
이 중 무인점포 창업이 대폭 증가하고 있다. 가장 큰 장점은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이다. 별다른 요리 실력이나 노하우를 갖출 필요가 없고 인테리어 비용, 주방설비도 외식 전문점 브랜드의 절반에 형성돼 있어 창업비용이 저렴하고 단기간에 개점이 가능하다. 가맹본부가 공급하는 밀키트 제품의 원가는 45~60%선으로 일반외식업의 식재료비 원가인 35~45%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다. 결과적으로 10평 밀키트 전문점 평균 창업비용은 점포구입비를 빼고 4천만원 내외로 책정된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인건비도 최소화할 수 있다. 제품을 받아 냉장고에 진열할 비교적 적은 인력이면 매장 운영이 가능하고 이마저도 키오스크를 활용해 24시간 무인으로 운영해 '완전 비대면 사업모델'을 표방하는 브랜드도 적지 않다. 그래서 마진율도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관리비 등 기타 비용을 제외하면 수익률이 30~35% 정도로 많게는 40% 이상도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익성을 잘 따져봐야한다고 창업 전문가들은 말한다. 최근 무인 밀키트 판매점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과잉공급'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서다. 서울 노원구 하계동을 돌아본 결과, 밀키트업체 A 업소 인근 500m 거리에 다른 밀키트 판매점 두 곳이 이미 영업 중이었고, 경쟁 업체로 볼 수 있는 각종 테이크아웃 전문점도 10여곳에 달했다.
창업컨설팅업계에 따르면 밀키트 창업 시 우선 입지가 중요하다. 최적 입지는 점포 전면이 4m 이상인 가시성 좋고, 월 임차료가 200만원을 넘지 않으며 고객 접근성이 좋은 1층 점포 찾기가 관건이다.
투자 수익성에 철저한 분석도 필요하다. 현재 오프라인 밀키트 전문점의 투자금액은 점포 비용 제외 4천만 수준이다. 점포를 포함한다면 8천만원~1억원 내외의 창업자금이 투자되는 셈이다.
수익성은 제각각이다. 월평균 2천만원 정도의 매출액을 설정한다면 원가는 최소 50%에서 많게는 70%에 육박한다. 임대료 등 판관비를 제외한 점주의 순이익은 월 200만~400만원 수준이다. 때문에 월 2천만원 수익성의 검증부터 필요하다. 객단가 1만5천원 내외의 고객이 하루 40~50명은 구매해야 한다. 면밀한 수익성과 타당성 분석이 뒤따라야 한다는 얘기다.
또한 최근 밀키트 매장의 무분별한 점포 확장으로 인해 단기간에 구조조정기에 진입할 가능성도 농후하다. 밀키트 창업자라면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할 사항이다.
창업컨설팅업계 한 관계자는 "밀키트 시장이 꾸준히 성장한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창업 시장에서 밀키트 브랜드가 너무 난립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창업자들은 주의깊게 입지를 고르고 창업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시기"라고 설명했다.
/김승권 기자(peac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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