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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화재까지…반도체 업계, 연초부터 '좌불안석'


ASML·화훙 반도체 공장 화재…中 시안 봉쇄령에 삼성·마이크론, 생산량 조절

[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반도체 업계가 연초부터 화재, 코로나19 등 재해로 반도체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해 각종 재해로 반도체 공급난이 극심했던만큼 올해도 이같은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0일 네덜란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업체 ASML은 "지난 3일 베를린 공장에서 일어난 화재가 EUV 시스템 모듈 가운데 하나인 웨이퍼 클램프 생산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고객사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과 공장 정상화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ASML의 EUV 부품을 생산하는 베를리너 글라스 공장에서 60평 규모로 화재가 일어났다. EUV 장비는 반도체 미세공정의 필수적이며 ASML이 독점 공급하는 장비다. 반도체 장비는 부품 한 개만 없어도 가동이 힘든 점을 감안하면 이번 화재로 EUV 장비 리드타임(주문부터 납품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질 전망이다.

ASML 본사 전경 [사진=ASML ]
ASML 본사 전경 [사진=ASML ]

이에 따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들은 ASML의 대처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EUV 장비의 리드타임은 통상 1년6개월 안팎인데 이번 화재로 이 기간이 더 길어지면 반도체 생산에 영향이 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은 중국 시안이 코로나19로 도시 봉쇄령을 내리면서 메모리반도체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들 업체는 공장을 가동하는 인력이 제한적이라 반도체 생산량을 탄력적으로 조정 중이다.

삼성과 마이크론으로선 이번 봉쇄령이 단기적인 조치에 그친다면 통제가능한 변수에 그칠 수 있다. 일각에선 반도체 공급량이 줄어들며 반도체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의 시안 공장은 세계 낸드플래시 반도체의 10% 이상을 생산한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 1분기와 2분기에 글로벌 낸드 출하량이 종전 예상 대비 각각 6%, 2% 감소한다면 낸드플래시는 공급 과잉 국면에 진입하지 않고 수급 균형을 6개월 동안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장기화되면 공급 대란도 불가피하다. 반도체 업체들의 막대한 금전적 피해도 우려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 한파로 미국 오스틴 공장 가동을 중단해 4천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봤다.

여기에 세계 9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중국 화훙반도체 공장에서 지난 7일 화재로 정전 사태가 발생해 최소 3시간 동안 생산이 중단됐다. 중국 매체 신즈쉰은 "화훙 3공장과 배전기를 공유한 상하이 5공장도 심각한 영향을 받았다"며 "글로벌 파운드리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발생한 악재"라고 강조했다.

반도체 업계에선 이같은 상황이 지난해와 유사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초 미국 남부 지역의 한파로 전력 부족 사태가 일어나며 삼성전자, 차량용 반도체 업체인 NXP와 인피니언 공장이 가동을 중단해야 했다. 여기에 일본의 차량용 반도체 업체 르네사스 공장에서도 불이 나면서 차량용 반도체 공급 대란이 벌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각종변이에 화재까지 반도체 공급망에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며 "반도체 공급난은 물론이고 반도체 업계의 금전적 피해도 불가피하기 때문에 업체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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