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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롯데건설, '경영난' 유통계열사 흑기사…베트남 복합개발사업 '확대'


유통 계열사에 간접지원·복합개발사업 영토확장…두마리 토끼 잡는다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롯데건설이 총사업비 2조원 규모의 베트남 대형 복합개발 프로젝트 사업에 그룹 유통계열사를 대신해 참여한다. 롯데건설은 해당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해외계열사 지분을 롯데쇼핑·롯데자산개발·호텔롯데 등 유통계열사로부터 900억원에 매입, 최대주주에 올랐다.

지난해 국내 주택시장 호황 속에 실적개선에 성공한 롯데건설이 해외로 복합개발사업 영토를 확장하고, 경영난에 처한 유통계열사를 지원하겠다는 의도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롯데건설은 신사업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유통 계열사들은 재무구조 개선 및 운영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 롯데건설, 베트남 투티엠 에코 스마트시티 프로젝트 주도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지난해 12월 27일께 이사회를 열고 롯데쇼핑, 롯데자산개발, 호텔롯데 등 계열사가 보유한 해외계열사 'LOTTE PROPERTIES HCMC' 지분을 885억원에 장외취득하는 내용의 안건을 통과시켰다.

롯데건설의 'LOTTE PROPERTIES HCMC' 지분율은 기존 15%에서 51%로 껑충 뛰면서 최대주주에 오르게 됐다. 반면 롯데자산개발은 15%에서 0%로, 호텔롯데는 30%에서 21%로, 롯데쇼핑은 40%에서 28%로 하락했다. 롯데자산개발은 369억원을, 롯데쇼핑은 295억원, 호텔롯데는 221억원씩 수령하게 됐다.

'LOTTE PROPERTIES HCMC'는 베트남 부동산 자산개발을 주요 업무로 롯데쇼핑(40%)이 최대주주인 해외계열사다. 이 계열사는 베트남 호찌민에서 '에코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다. 호찌민 투티엠 지구에 복합쇼핑몰 등 상업시설과 업무시설, 호텔, 레지던스 등 대규모 복합단지 개발사업이다.

앞서 롯데는 지난 2014년 이 사업에 대한 독점적 우선협상권을 확보한 뒤 2017년 투자이행계약을 체결했다. 신동빈 회장은 이 사업을 초기부터 직접 챙겼다. 최근 호찌민시 인민위원회는 투티엠 지구에 개발되는 롯데 에코 스마트 시티 사업의 투자 계획 조정안을 승인하면서 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롯데건설이 'LOTTE PROPERTIES HCMC' 계열사의 최대주주에 오른 배경에는 베트남 대규모 복합단지 개발사업을 직접 주도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현재 롯데건설은 국내에서 대형 복합개발사업을 집중적으로 수주하고 해외에서도 동남아를 중심으로 '투자개발형' 사업을 공략 중에 있다.

롯데몰 하노이 조감도 [사진=롯데건설]
롯데몰 하노이 조감도 [사진=롯데건설]

◆ 영업적자·자본잠식 빠진 유통 계열사 구하기 나선 롯데건설

롯데건설은 국내에서 ▲서울 강서구 마곡동 마이스(MICE) 사업(사업규모 2조5천억)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101역세권 개발(1조2천억원) ▲구의역 KT부지 첨단복합개발사업(6천100억원) ▲하남 복합문화단지 H2 프로젝트(1조6천억원) 등을, 해외에서는 하노이 복합쇼핑몰 등을 진행 중이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높은 수익성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재무구조도 갖춰 놓은 상태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4천186억원으로 전년 동기(2천612억원) 대비 60.3%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3천595억원)을 뛰어넘은 수치다. 지난해 초 기준, 단기금융상품 포함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조원에 이른다.

반면 그룹의 유통계열사 상황은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이다. 롯데자산개발은 완전자본잠식으로 사업부문을 다른 계열사로 편입시키는 등 사실상 청산단계에 접어들었다. 롯데쇼핑 역시 지난해 3분기 누적 1천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구조조정에 돌입한 상태다. 호텔롯데도 같은 기간 2천500억원의 손실을 냈다.

이에 따라 실적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유통 계열사들의 해외 프로젝트 사업 비중을 낮추고 롯데건설을 앞장세우겠다는 그룹 차원의 경영판단으로 풀이된다. 롯데자산개발·롯데쇼핑·호텔롯데 등은 "재무구조개선 및 운영자금확보, 투자사업부문 효율화를 위한 처분"이라고 밝혔다.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이사는 지난 3일 신년사에서 "복합개발 수주와 금융모델 발굴 등으로 사업영역을 다각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롯데건설 관계자는 "해당 프로젝트는 해외 복합개발사업으로 건설역량이 중요한 만큼 효율적인 사업 진행을 위해 지분확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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