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일부 운수권과 슬롯(공항 이착륙 시간)을 반납하는 조건부로 승인될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9일 자료수집, 경제분석, 이해관계자 의견 조회, 국토교통부 협의 등을 거쳐 작성한 심사보고서를 안건으로 상정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주식 63.88%를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 1월 기업결합을 신고한지 11개월여만이다.
공정위는 대한항공, 진에어,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5개사가 운항하는 약 250개 운항 노선과 관련한 슬롯 및 운수권, 중복노선·점유율 변동, 항공운임 등을 조사했다.
또 외부전문가에 의뢰하여 노선별 시장획정 및 가격인상 등 결합에 따른 경쟁제한효과를 분석했다.
이와 함께 수요자, 경쟁사 등 다각도의 이해관계자 의견조회를 실시하고, 국토부와 경쟁제한성 판단 및 시정조치의 마련과 관련해 지속적인 협의를 진행했다.
이같은 과정을 통해 총 119개 관련 시장(노선)에 대해 경쟁제한성이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구체적으로 항공여객 87개, 항공화물 26개, 기타시장(항공기정비업 등) 6개 등이다.
공정위는 경쟁제한성이 있다는 판단을 내린 이유로 ▲시장점유율(안전지대·경쟁제한성 추정) ▲경쟁사의 존재·역량 ▲경제분석결과 ▲초과공급 ▲신규진입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인천-LA·뉴욕·시애틀·바르셀로나·장자제·프놈펜·팔라우·시드니, 부산-나고야·칭다오 등 10개는 결합 후 독점 노선이 된다.
화물은 여객에 비해 신규진입이나 증편이 상대적으로 용이하고 서비스가 동질적이므로 경쟁제한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우리나라 공항의 슬롯 중 일정 기준의 슬롯을 반납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납된 운수권은 국내 항공사에게만 재배분 된다.
외국 공항 슬롯에 대해서는 혼잡공항 여부, 신규진입사의 슬롯 보유 현황 등을 고려해 국토부와 협의해 이전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슬롯 반납과 별도로 운임인상 제한, 공급축소 금지, 서비스 축소 금지 등의 제약도 받게 될 전망이다.
다만 공정위는 다수의 해외 경쟁당국도 이번 건에 대한 심사를 진행 중인 만큼 해당 결과에 따라 규제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태국, 필리핀, 뉴질랜드, 대만, 터키,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에서 심사를 완료했고, 미국, EU, 중국, 일본, 영국, 싱가폴, 호주 등에서는 심사가 진행 중이다.
공정위는 경쟁당국간 조치의 상충 문제를 최소화하고자 해외 경쟁당국과 경쟁제한성 판단 및 시정방안 마련을 위한 지속적인 협의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한편 공정위는 심사보고서에 대한 위원회 심의를 거쳐 내년 1월 말쯤 최종 결론을 내릴 것으로 전해졌다.
/강길홍 기자(sliz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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