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보선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조수진 최고위원과의 충돌 끝에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 모든 직책을 내려놓았다. 이 대표는 21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히면서 "(윤석열) 후보와 상의하지 않았다", "당 대표로서 후보가 요청하는 사항에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선거를 위해 홍보미디어총괄본부에서 준비했던 것들은 승계해서 진행해도 좋고 기획을 모두 폐기해도 좋다. 단 하나의 미련도 없다"며 굳은 결심을 보였다.
선대위 내 모든 직책은 내려놓지만, 당 대표로서 해야 할 당무는 그대로 이어간다. 그는 "울산에서의 합의대로 당 관련 사무에 있어서 후보가 요청하는 사항이 있다면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울산에서의 회동이 누군가에게는 그래도 대의명분을 생각해서 할 역할을 해야겠다는 책임감을 안겨줬다면, 일군의 무리에게는 한번 얼렁뚱땅 마무리했으니 앞으로는 자신들이 마음대로 하고 다녀도 부담을 느껴서 지적하지 못할 것이라는 잘못된 자신감을 심어준 모양"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앞서 자신을 비방하는 유튜브 영상을 일부 언론에 전송한 것으로 파악된 조수진 최고위원의 거취표명을 거듭 촉구한 상태였다. 조 최고위원은 선대위 공보단장을 맡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SNS를 통해 "아침에 일어나서 사과 같지도 않은 사과 해놓은 걸 보니 기가 찬다"라고 지적한 데 이어, 기자회견에서도 "바로 잡으려는 적극적인 행위가 없고 해명 아닌 해명을 확인하는 순간 확신 들었다"고 했다.
기자회견에서 그는 "선대위 구성원이 상임선대위원장의 지시를 따를 필요가 없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할 수 있다면 선대위 존재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두 사람은 전날(20일) 선대위 비공개 회의에서 고성을 주고 받으며 설전을 벌였다. 이 대표가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기사 등을 잘 관리하라는 취지로 지시하자, 조 최고위원이 "윤석열 후보 말만 듣겠다"며 반발한 것이다.
여기에 이 대표가 "도대체 조수진 공보단장은 왜 공보업무에 집중 못하고 이준석 정신건강을 걱정하는 가로세로연구소 링크를 복수의 언론인들에게 전송하고 있느냐"면서 언론인으로부터 전달받았다는 휴대폰 문자메시지 캡처 화면을 공유하면서 갈등은 더욱 증폭됐다.
조 최고위원이 전날 밤 늦게 "여유가 없어 벌어진 일이지만, 이유를 막론하고 잘못된 것"이라며 "이준석 대표님에게 사과드린다"는 SNS 글을 올렸지만, 이날 오전 이 대표가 "기가 찬다"고 반응한 뒤 기자회견에 나선 것이다.
'과도한 결정 아닌가'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비판은 당연히 감수하겠다"고 했다. 다만 "조수진 단장이 후보의 뜻을 따른다고 하셨는데, 이렇게 사태가 커질 때까지 하루동안 (조 단장이) 후보에게 상의한 것인지, 후보는 조 단장에게 어떤 취지로 명을 내린 것인지가 더 궁금해진다"고 이 대표는 말했다.
윤 후보와의 상의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제 보직 사퇴는 제가 상의하고 싶으면 하는 것이고 아니면 깔끔하게 던지는 것이다. 후보와 관계 없는 것"이라며 "(상의) 안했다"고 답했다.
그는 "후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면서도 "선거에 있어서는 당 대표로서 대선에서 좋지 못한 결과를 얻는다면 상당한 불명예를 얻겠지만 선거에 대한 무한책임은 후보가 갖게 된다. 후보의 선택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김보선 기자(sonnta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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