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예진 기자] 넥슨 자회사 넷게임즈와 넥슨지티가 시총 1조에 이르는 '넥슨게임즈'로 몸을 합친다. 수장은 넷게임즈에서 출시작 불패 기록을 쓴 박용현 대표가 맡는다.
이번 합병은 4곳을 중심으로 한 넥슨 개발 조직에서 사실상 정점이라고 볼 수 있다. 넥슨은 넥슨코리아 신규개발본부, 네오플, 원더홀딩스 합작법인(니트로 스튜디오, 데브캣)과 함께 넥슨게임즈를 큰 축으로 신규 개발을 이끌 전망이다.
1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두 회사는 넷게임즈 1 대 넥슨지티 1.0423647 비율로 합병할 계획이다. 존속회사는 넷게임즈이며, 신규 법인명은 넥슨게임즈(가칭)다. 합병은 내년 2월 8일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결정되며, 합병 기일은 그해 3월 31일이다. 대표이사로는 현 박용현 넷게임즈 대표가 선임될 예정이며, 신지환 넥슨지티 대표는 등기이사직을 맡는다.
박용현 대표는 '리니지2', '테라' 등을 개발한 스타 개발자 출신으로, 게임대상을 4회 수상한 바 있다. 그중 2회는 넷게임즈 개발작이다. 그가 2013년 설립한 넷게임즈는 2015년 '히트'를 시작으로 '오버히트', 'V4', 최근 서브컬처 장르로 출시한 '블루 아카이브' 까지 한 작품도 빠짐없이 모두 흥행을 거뒀다.
게임업계에서는 그가 과거 2019년까지 넥슨 개발조직을 이끌던 정상원 전 부사장급 입지를 다진 것으로 평가한다. 정 전 부사장은 과거 바람의 나라, 크레이지아케이드비엔비,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 테일즈위버, 카트라이더 등을 성공시키면서 수천억대 매출을 기록해 넥슨을 크게 성장시킨 인물이다.
이번 합병으로 넥슨은 800명 넘는 개발인력을 갖춘 조직을 확보하게 됐다.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강조한 이정헌 넥슨 대표가 직접 이사진으로 참여함에 따라 넥슨게임즈는 넥슨그룹에서 중추적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 대표는 지난 8월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토대로 슈퍼 IP(지식재산권) 10종 발굴을 경영 목표로 삼고 세상에 없던 재미를 만드는 글로벌 게임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지난해 원더홀딩스와 설립한 데브캣을 독립법인으로 만든 이유도 여러 프로젝트에 개발하고 많은 회사에 투자해 '마비노기 모바일'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였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신작 라인업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예고한 넥슨에게 이번 합병은 최적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2010년 말 넥슨에 합류한 넥슨지티는 올해로 서비스 16주년을 맞은 장수 게임 FPS (1인칭 총싸움) 서든어택 시리즈를 제작해 서비스하고 있다. 회사 측의 라이브 운영으로 서든어택 시리즈는 지난 3분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211%의 매출 성장을 일으켰지만, 넥슨지티는 서든어택 이후 흥행작을 발굴하지 못해 성장이 부진한 상황에 처해 있었다. 여기에 꾸준히 히트작을 내놓으며 다양한 IP의 가능성을 보여 온 넷게임즈와의 합병은 신작 개발 역량을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멀티 플랫폼 시너지도 기대된다. 넷게임즈는 모바일게임을, 넥슨지티는 PC게임 개발사업을 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넥슨은 콘솔, PC, 모바일 등의 특성에 맞춰져 있던 게임의 장르적 한계를 극복하고 멀티 플랫폼을 지향하는 개발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다.
현재 넷게임즈는 현재 3인칭 슈팅 게임에 역할수행게임(RPG)을 결합한 멀티 플랫폼 '프로젝트 매그넘'을 개발하고 있으며, 넥슨지티에서는 PC 슈팅 게임 '프로젝트 D'의 알파 테스트를 거친 상태다.
한편 상장 10주년을 맞은 넥슨은 앞으로도 본연의 재미에 충실한 신작으로 승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인재 영입에도 적극 나서고 있는 넥슨은 2022년까지 1천 명 이상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이정헌 넥슨 대표는 "양사의 합병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창의적인 신작 개발과 플랫폼 발굴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며 "새롭게 태어나는 넥슨게임즈가 과감한 혁신과 도전을 지속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true.ar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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