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정책적 과오 있어…정책 일관성 목표 아냐"
"검찰, 편향적 행태"…'대장동 특검' 의지 재확인
아들 도박 사과…"형사처벌 사유면 책임져야"
尹 배우자 논란엔 "사생활 아닌 범죄 혐의라면 달라"
[아이뉴스24 김보선,박정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정부와 잇달아 각을 세우는 정책적 행보에 대해 "민주당 정부라는 뿌리는 같아도 목표를 완수하는 정책은 다를 수 있다"고 했다. 특히 부동산에 대해선 "정책적 과오가 없었다 할 수 없다"며 "이재명 정부는 문재인 정부와 달라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이 후보는 16일 여의도 민주당 당사에서 인터넷 언론사와 인터뷰를 갖고 "차별화가 아니라 국민들이 원하는 더 유능한 정부, 실용적 정부를 만들기 위한 변화라고 봐 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취재진 질의에 앞서 이 후보는 "다음 정부의 최대 과제는 경제 살리기다.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역할도 역시 경제를 살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 과제로는 코로나 팬데믹 위기 극복과 새로운 기회를 꼽으며 "포퓰리즘이라는 주장을 더 이상 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원칙과 상식에 부합해 충분한 보상을 해야 할 책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 직전 이 후보는 아들이 도박장을 드나들고, 온라인 도박을 한 의혹이 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한 상황이었다.
이와 관련 '여야 대선 후보 가족에 대한 검증 범위는 어디까지가 적정하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국가의 운명을 책임지는 사람을 국민이 검증하는 것이기 때문에 무한 검증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며 "(장남의 불법 도박이) 형사처벌 사유가 된다면 당연히 선택의 여지 없이 책임 져야한다"고 말했다.
자녀의 추가 의혹 가능성 질의가 뒤따르자 "제가 알기론 (언론이) 우리 가족들을 밀착 취재한 게 6개월 이상 계속됐기 때문에 나름대로 있을 수 있는 문제들은 찾아낸 것 같다"며 "저희들도 열심히 스크린을 해보는데 작년 7월부터 (도박을) 안했다고 한다. 추가로 이야기 할 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자신을 둘러싼 '대장동 특검'에 대해선 추진 의지를 재확인하며 "현재의 검찰은 매우 편향적이고 정치적 행태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조건을 붙이지 말고 신속하게 특검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히고, 특검의 수용이 아닌 추진 방식에 대해선 "여야가 협의해서 결정하면 될 일"이라고 했다.
또 "공공개발 성과를 만들기 위해 치열하게 싸우고 환수했던 나를 문제삼는 듯한 태도가 도저히 납득이 안 된다"며 검찰을 향한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지금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수사를 다 해놓고, 대장동 대출비리가 분명히 있는 것을 뺐다는 것 아닌가. 해명한 걸 보면 거짓 해명 아닌가. 이런 점에 대해선 수사하고 있다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인터뷰에서는 윤석열 후보의 아내 김건희 씨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이 후보는 "다른 후보자 배우자 문제를 말하는 건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즉답을 피했지만, "결혼 전 사생활이 아닌 범죄혐의라면 좀 다르겠다"고 답했다. 그는 앞선 경선 과정에서 "결혼 전의 (배우자) 사생활 문제는 굳이 검증 대상으로 해야 하느냐에 대해서 의문"이라고 한 바 있다.
현 정부와의 잇단 불협화음에 대해선 "(정부가) 못하는 거 보다는 잘 한 게 훨씬 많다. 그 중에 부동산은 매우 아쉽다"고 입을 뗐다. 이어 "시장이 이렇게 된 데 정책적 과오가 없었다 할 수 없고 그렇기 때문에 이재명 정부는 문재인 정부와는 또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유예를 주장하며 다시 정부와 각을 세우고 있는 데 대해 "일방적으로 풀어준다고 하면 오해다. 딱 1년 사이에 탈출하라는 것"이라며 "원칙은 중요하지만 정책 일관성이 목표가 아니고 정책 목표를 달성하는 수단이기 때문에 유연하게 가보자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전두환도 공과가 병존한다"고 말해 당내 비판을 받은 것과 관련해선 "종합적으로 어떤 경우에도 용서할 수 없는 국가반란수괴이고 대량학살주범이라는 점은 분명하다"며 "그 부분을 빼고 일부(공과가 병존한다)만 이야기하다 보니 오해가 생긴 것"이라고 해명했다.
자신의 '보편적 복지' 공약 추진을 위한 생각을 밝히면서는 기획재정부 개편에 대한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이 후보는 "돈이 곧 권력인 시장경제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국가예산에 대한 최종권한을 행사하는 기재부 관료가 상당히 큰 힘을 가진다. 기재부가 사실상 상급 부처 역할을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예산 편성 권한은 기재부로부터 분리해내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내부에서도 어떻게 분리해낼지 논의 중"이라고 했다.
대선 공약에서 '재벌개혁'이 실종됐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과거에 대기업을 재벌이라는 관점으로 봤다면 지금은 공정한 경제환경을 만들어내고 장애를 일으킨다면 예외 없이 처벌받도록 하는 게 재벌개혁"이라고 했다. 이어 "재벌기업의 자식이 생길 때마다 계열사 하나가 생기고 사실상 불법 상속, 증여로 세금도 안내고 결국 일반투자자들이 손해보는 것을 엄정하게 제재한다면 성장의 토대가 된다. 이것이 공정성장에서 중요한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대선을 90여일 앞둔 선거대책위원회 운영 방안에 대해서는 "선대위를 슬림화하고 국민의 쓴소리에 기민하게 반응하는 선대위가 되자며 많은 의원들이 현장으로 내려갔다. 저로서도 가슴 아픈 이야기인데 승리로 보답할 수밖에 없다"며 "부족한 부분은 인재영입과 조직 재정비로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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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김보선 기자(sonntag@inews24.com),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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