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에 이어 아랍에미리트(UAE) 출장을 다녀오는 등 연일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올해 연말과 내년 연초 중에 또다시 해외 행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글로벌 경영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9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했다. 지난 6일 UAE 출국 후 나흘간의 짧은 일정을 소화하고 돌아왔다.
이 부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아부다비에서 조그만 회의가 있었다"며 "전 세계 각계 방면에서 전문가들이 와서 세계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각 나라나 산업들에서 미래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들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단행한 '파격 인사'와 향후 해외 행보 일정, 투자 계획 등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이 참석한 포럼은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얀 아부다비 왕세제가 개최한 연례 비공개 포럼으로 추정된다. 아부다비 왕세제는 매년 겨울 기업인들과 정계 원로 등을 아부다비로 초청해 비공개 포럼을 진행해왔다.
외신에 따르면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도 지난 7일 UAE 아부다비를 방문했는데, 왕세자와 친분이 있는 이 부회장이 출장 기간에 만남을 가졌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부회장의 중동 출장은 지난 2019년 이후 처음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9년 2월 UAE 아부다비에서 아부다비 왕세제를 만나 5G와 IT 미래사업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같은 해 9월에는 사우디로 출장을 떠나 삼성물산이 건설 중인 리야드 도심 지하철 공사 현장을 직접 점검했다.
최근 이 부회장이 연일 해외 출장길에 오른 것은 경영상황을 둘러싼 엄중한 위기 의식이 반영된 결과로 읽힌다. 이 부회장은 지난 8월 가석방 출소 이후 3개월여 만인 지난달 14~24일 미국 출장길에 오르며 글로벌 경영 행보에 본격 나섰다. 이어 12일 만에 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출장을 택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미국 출장 후 성과보다는 위기감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투자도 투자지만 현장의 목소리들,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고 오게 되니 마음이 무겁다"고 출장 소회를 밝혔다.
이 부회장은 미국 출장에서 파운드리 신규 공장 부지로 텍사스주 테일러시를 택하는 등 시스템반도체 1위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아울러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버라이즌, 모더나 등 글로벌 파트너사와 만나 협력을 논의했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이 연말과 연초 중에 글로벌 행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달 27일부터 내년 1월 7일까지 2주간 겨울철 휴정기를 가질 예정으로, 이 부회장은 이달 23일부터 내년 1월 13일까지 20일간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도 돼 시간적 여유가 생긴다.
재계 관계자는 "당초 이번 중동 출장에서 유럽을 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짧은 일정으로 인해 유럽은 방문하지 못했다"며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확보나 5G, AI 관련 협력을 위해 유럽을 방문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중국, 베트남 등 현지 생산기지를 점검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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