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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CBDC 발행되면 제일 큰 타격…은행권 '디지털 경쟁력' 안녕하십니까


[아이뉴스24 김태환 기자] 안타깝게도, 가상자산 활성화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금융산업은 은행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금까지의 핀테크 결제는 은행시스템을 기반으로 결제가 진행돼 잔액 대부분이 은행에 보관되지만, CBDC 기반 지급결제는 블록체인 기반의 별도 시스템이 구축된다. 은행 시스템에서 분리되기에 사실상 은행계좌가 없어도 지급결제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는 결국 기존은행들이 신용공급 기능을 하기 어렵고, 금융시장에서의 영향력이 축소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기자수첩 이미지. [사진=조은수 기자]
기자수첩 이미지. [사진=조은수 기자]

만일 CBDC가 더욱 활성화돼 현재 예금을 대체할 정도로 확대 적용되면, 굳이 은행 계좌에 원화를 넣을 필요가 없어진다. 특히 미래에 만약 '마이너스 금리' 시대가 온다면 은행 계좌에 돈을 보관할 때 오히려 사용료를 내듯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시대가 온다. 그렇다면 은행은 CBDC와 더불어 민간기업에서 발행하는 다양한 스테이블코인(자산연동코인), 자체 코인, 대체불가토큰(NFT)과도 경쟁해야 한다.

특히, 해외송금 분야에선 은행을 이용할 필요가 없어진다. 현재 스위프트망을 활용한 송금은 절차가 까다롭고 느리다.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 CBDC나 민간코인은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해 양쪽에서 동시에 원장을 공유한다. 보안성을 확보하면서도 훨씬 빠르게 송금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은행은 이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고 있을까. 아직 '걸음마' 수준이라는게 투자자들과 금융소비자들의 시각이다. 애초에 코인 발행은 커녕 디지털 경쟁력조차 빅테크 기업에 밀리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 은행권 디지털 서비스는 온갖 본인 인증과 공인인증서 확인이 누더기처럼 붙어 있었다. 매우 불편했다. 2017년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한 이후에서야 뒤늦게 간편인증 방식을 채택했고, 더 뒤늦게 공동인증서를 도입했다.

최근 주가가 많이 하락한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을 아직 금융지주사들이 못이기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

물론 금융산업은 특히 규제가 까다롭고 은행이 덩치가 큰 기업인만큼 체질개선도 다소 느릴 수밖에 없다.

그걸 감안해도 은행권의 대응은 느리다. 존폐의 위기인데도 시범사업, 검토, 컨소시엄 참여와 같은 얘기만 한다. 가상자산 관련 사업을 주도해도 모자랄 판에, 간만 보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수가 없다.

좀 더 적극성을 보였으면 한다. 매년 금융지주 회장님과 은행 CEO들이 신년사로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내세우는데, 말로 끝나지 않고 결과물로 나타났으면 좋겠다.

기존 인터넷은행을 따라하지만 말고, 인터넷은행을 뛰어넘는 편의성을 제공해줬으면 좋겠다. 미래에 전자지갑에 가상자산으로 다이렉트로 주고 받는 것보다, 늘 쓰던 은행계좌의 혜택이 풍성했으면 좋겠다.

/김태환 기자(kimthi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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