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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토크쇼] ③ 티빙 "K-콘텐츠+K-OTT 해외서도 승산 있다"


여고추리반 등 프랜차이즈 IP 성과…일본 시장 공략 위한 애니메이션 제작 본격화

넷플릭스에 이어 애플과 디즈니 등 해외 OTT 사업자들이 한국 콘텐츠의 저력을 앞세워 전세계를 호령하고자 하나 정작 이와 겨뤄야 하는 국내 플랫폼은 열위에 놓인 상태다. 콘텐츠뿐만 아니라 플랫폼을 키워 글로벌로 나아가야 하는 우리로서는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산더미다. 이에 OTT 플랫폼 사업자로서 현장에서 직접 콘텐츠 전략을 세우고 지휘하는 인사들을 만나 향후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풀어보고자 한다.[편집자]
황혜정 티빙 콘텐츠사업국장(CCO)

[아이뉴스24 송혜리 기자] "일상 속 영웅들이 소소한 행복과 감동을 주는 K-콘텐츠는 같은 고민을 하며 살아가는 전 세계 시청자를 사로잡기 충분하다. 이러한 K-콘텐츠의 힘과 이를 발굴할 수 있는 눈을 가진 K-OTT의 시너지는 해외 시장에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1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티빙 사옥에서 만난 황혜정 티빙 콘텐츠사업국장(CCO)은 지난 1년간 티빙 성과와 내년 해외 진출 콘텐츠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황혜정 국장은 2004년부터 XTM, 온스타일, OCN 등에서 채널운영과 프로그램 기획 제작을 담당했으며, 지난해 9월 티빙 콘텐츠사업국장(CCO)을 맡아 콘텐츠 기획·수급을 총괄하고 있다.

티빙은 지난해 10월 독립법인 출범 이후 불과 1년 만에 누적 유료 가입자 수가 세 배 넘게(206%) 증가하는 등 놀라운 성과를 보여줬다. 특히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를 통한 유료가입 기여 비중이 지난 1분기 대비 3분기는 155%까지 성장하며 오리지널 콘텐츠의 효과를 입증했다.

이같은 성과는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트렌디하게 담아내는 '티빙'만의 확고한 세계관과 더불어 세밀한 콘텐츠 전략이 있었기 때문이다.

황 국장은 "성취감이 있었다"며 지난 1년 소회를 밝혔다. 그는 "지난 1년간 누구보다 부지런히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였다"며 "한 달에 몇 개씩 론칭을 하면서 프랜차이즈 IP, 신규 IP까지 25개를 선보였고, OTT에 맞는 방식을 학습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채널에서 마케팅이나 콘텐츠 사업을 했던 구성원이 티빙에 합류했고, 이들은 '타깃 중심'이란 것에 충분히 연습이 돼 있어서 티빙의 전략을 짜고 추진하는 것도 속도가 났던 것 같다"며 "아울러 CJ ENM, JTBC, 스튜디오드래곤 등과도 이해관계가 굉장히 일치돼 같이 움직였기 때문에 그 속도가 빨라졌던 것 같다"고 말했다.

티빙은 지난 1년간 '여고추리반' 등 프랜차이즈IP의 가능성을 봤고 '환승연애'로 새로운 연애 예능을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타깃층이 분명하지 않았던 콘텐츠의 부진을 통해 명료한 타깃 설정의 중요성을 재차 확인했다.

황 국장은 "여고추리반이나 스프링캠프 등을 프랜차이즈화한 것은 성공했다고 본다"며 "이 프로그램의 기존 팬덤을 실망하게 하지 않는 새로운 이야기를 줘야 하면서도 티빙까지 와서 가입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허들도 있었지만, 이들이 티빙 구독자로 존재한다는 자체가 굉장히 성공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트렌디한 것을 좋아하는 10~30대를 넘어, 범용적인 콘텐츠들은 반응이 크게 있지는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속해서 시청자를 유입할 수 있을 정도의 인기 드라마를 확보한 후 가입자가 확대됐을 때, 범용 콘텐츠를 했었다면 훨씬 더 효과가 좋았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와 웹툰 제휴로 일본 시작 공략 본격화…K-콘텐츠와 K-OTT 시너지 기대

티빙은 지난달 18일 독립법인 출범 1주년을 기념하는 '티빙 커넥트 2021'에서 K-콘텐츠의 글로벌 확산을 위해 라인(LINE) 및 복수의 글로벌 메이저 회사들과 협업을 통해 글로벌 OTT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내년 일본, 대만을 시작으로 2023년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으로 주요 국가에 직접 직접판매(D2C)서비스를 론칭·운영함으로써, CJ ENM 콘텐츠를 포함한 티빙의 오리지널뿐만 아니라 현지를 공략할 수 있는 로컬 콘텐츠 역시 공격적으로 수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황 국장은 당장 내년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해 K-콘텐츠뿐만 아니라 네이버 웹툰과 협력해 애니메이션 제작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 시장은 일본 특유의 드라마는 계속 인기가 있는 것과 동시에 여전히 애니메이션이 대세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글로벌 OTT들도 일본 시장 공략에 애니메이션을 굉장히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실제 글로벌 OTT의 일본 콘텐츠 인기 순위도 애니메이션이 가장 많고, 그다음이 한국 드라마"라고 말했다.

황 국장은 "티빙은 지금 웹툰을 기반으로 애니메이션을 준비하고 있다"며 "웹툰은 일본에도 진출해 있는 상황으로, 이를 통해 인정받은 웹툰이라면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을 때도 충분히 일본 사람들이 반응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티빙이 K-콘텐츠란 무기를 갖췄다고 해도 해외 시장이 블루오션은 아니다. 넷플릭스, 아이치이 등도 각각 수급한 K콘텐츠로 동남아시아, 일본 시장 점령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황 국장은 "OTT별로 K-콘텐츠의 색깔이 다르다"면서 "K-OTT와 K-콘텐츠 시너지라면 충분히 붙을 만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전 세계에서 사랑받은 K-콘텐츠를 발굴해온 'K-기획자'들이 K-OTT에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는 "그간 K-콘텐츠를 선보이고, 또 사랑받을 수 있도록 했던 사람들이 티빙에서 기획하고 또 콘텐츠를 선정하기도 하는데, 이 결합이 해외에 나갔을 때 훨씬 더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외 OTT들은 데이터 기반으로 콘텐츠를 선택할 텐데 진정한 K-콘텐츠를 그들이 선택할 거냐에 대한 부분은 개인적으론 지켜봐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황 국장은 K-콘텐츠는 화려하고 대단한 인물이 거대하거나 거창하게 세상을 구원하는 이야기가 아닌, 우리 일상 속 영웅이 당장 우리의 삶을 보듬어주기 때문에 전 세계에서 사랑받고 있다고 풀이했다. 그리고 이러한 이야기라면 충분히 해외 시장에서도 승산이 있다는 설명도 더했다.

그는 "현재 전 세계 MZ세대들은 코로나19, 경제, 실직, 젠더 등 다양한 이슈 때문에 힘들도 비슷한 고민과 걱정을 하는데, 이런 것들을 한국 사람들이 감성적으로 감싸주는 콘텐츠를 잘 만든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K-콘텐츠가 어떤 것인지도 모르고 봤는데, OTT를 통해 보다 보니 너무 공감하게 되면서 이것이 일파만파 퍼지는 이런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K-콘텐츠는 한국 사람들의 정서를 반영해 지극히 관계 중심적이면서도 현실 공감형 콘텐츠가 많다"며 "거의 현실에서 오는 판타지로 영웅이란 것이 마블처럼 새로운 세계에서 오는 영웅이 아니라 우리 동네에 있는 경찰, 그리고 옆에 있는 동료 이런 사람들이 영웅이 되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또 "특히 많은 K-콘텐츠의 기반이 되는 웹툰 같은 경우도 그리는 사람들이 의사도 있고 직장인도 있고, 취미생활로 그리는 사람 등 다양했다"며 "그러다 보니 어떤 어마어마한 인물들이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현실에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많았고, 그래서 로맨스 판타지가 많은 것"이라고 말했다.

황 국장은 "물론 현실적으론 제작비 이슈 등도 있었겠지만, 이런 것을 극복하기 위해 현실적인 대안을 찾고자 했던 것이 의외의 좋은 작품의 형태로 나타난 것이 아닌가 생각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황혜정 티빙 콘텐츠사업국장(CCO)

◆ 하반기 기대작 '술꾼도시여자들' OTT규제 예측가능성 있어야

황 국장은 지난달 방영을 시작한 '술꾼도시여자들'을 하반기 티빙 기대작으로 꼽았다.

'술꾼도시여자들'은 하루 끝의 술 한잔이 인생의 신념인 세 여자의 일상을 그린 본격 '기승전술 드라마'다. 다음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제작된 작품으로 배우 이선빈, 한선화, 정은지, 최시원 등이 출연한다.

황 국장은 소소한 일상을 담아내면서도 트렌디함을 잃지 않은 '술꾼도시여자들'은 주 타깃층 2~30대 여성뿐만 아니라, 친구들과 모여 술 한잔 기울이며 인생 이야기를 하는 2~30대 남성들까지도 빠져들게 할 드라마라고 소개했다.

황 국장은 "매우 가볍고, 재미있고 그러면서 정말 우리 모습을 현실 그대로 고스란히 담아내 카타르시스가 있는 작품을 하고 싶었는데, 이 작품이 대본부터 딱 그랬다"며 "올해 여성 서사가 굉장히 중요한 화두가 됐다고 판단해 티빙 주 시청층인 20대 여성을 위한, 그들이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 확산으로 퇴근길에 친구를 만나 술 한잔하는 이런 정서가 그리웠던 것도 사실이어서, 2~30대 남성들이 봐도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 국장은 현재 정부 부처별 산발적으로 추진되는 OTT 규제에 대해선 "현장은 속도전으로, 빨리 정책이 정리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티빙이 이미 25개 콘텐츠를 했다고 해도 해외 OTT들이 물밀듯 밀려들어 오는 지금, 이제 우리는 두세 배의 속도로 뛰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속도를 내야 하는 압박감과 더불어, 어떻게 투자를 하고 어떤 콘텐츠를 선보이고 어떻게 알려가야 하는 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바뀔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을 수 있다"며 "국내 OTT의 경쟁력을 위해서라도 현명하게, 빨리 뭔가 결정이 돼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송혜리 기자(chew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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