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승 기쁨보다 부상 걱정…김형실 감독 "김희진 괜찮길 바란다"

[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여자 프로배구 '막내 구단' 페퍼저축은행이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창단 첫 승을 맛봤다. 사령탑 김형실 감독은 상대 선수의 부상을 먼저 걱정하는 덕장의 모습을 보였다.

페퍼저축은행은 9일 화성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2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최종전에서 IBK기업은행을 세트 스코어 3-1(25-21 25-21 22-25 25-23)로 꺾고 5연패 뒤 첫 승을 거뒀다.

선수단 구성에 어려움을 겪으며 시즌 개막을 힘들게 준비했던 페퍼저축은행이기에 첫 승이 주는 감격은 더했다.

김형실 감독도 예상하지 못한 1라운드 승리다. 김 감독은 "예상도 못했다. 이긴다는 생각도 안했다. 선수들에게 도전자 입장으로 하자고 했다"라며 "기업은행이 부담이 적잖았는지 범실이 많았다"라고 덤덤하게 첫 승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이내 상대 선수의 부상을 걱정했다. 기업은행 김희진은 4세트 18-15 상황에서 네트에 붙은 공을 처리하려다 무릎이 꺾이는 부상을 당했다. 한동안 코트에서 일어나지 못한 김희진은 결국 들것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김 감독은 "김희진의 정도가 경상이길 바란다. 걱정된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외국인 선수 엘리자벳 이내 바르가(헝가리·등록명 엘리자벳)의 컨디션이 좋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던 김 감독. 엘리자벳은 양 팀 통틀어 최다인 39점으로 맹활약하며 기대에 부응했다.

김 감독은 "우리가 상대보다 잘한 것은 엘리자벳이 역할을 해줬다는 것이다"라며 "사실상 엘리자벳 혼자서 경기한 것이나 다름없다"라고 박수를 보냈다.

그는 이어 첫 승을 거둔 선수들에게 "이기는 습관, 세트를 뺏는 습관은 칭찬해 주고 싶다"라며 "이제는 호락호락하지 않은 팀으로 자리매김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평가했다.

생각보다 빠른 시일에 첫 승을 거둔 페퍼저축은행. 하지만 아직 다듬어야 할 부분도 적잖다.

김 감독은 "오늘도 우승한 것처럼 세리머니를 했지만 아직은 (시기가)아닌 것 같다. 조금 더 차분하게 남은 경기를 준비하겠다"라며 "(경기를 치르면서)우리에 대한 견제나 대비가 될 것 같다. 조직적인 플레이가 부족하다. 서브 미스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