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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페타시스, 오너일가 불참에도 유상증자 성공


호실적과 높은 주가 할인율 긍정적…'책임경영' 논란 뚫고 실권주 완판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인쇄회로기판(PCB) 업체 이수페타시스가 시설투자 확대 등을 위한 대규모 유상증자에 성공했다.

오너일가가 보유하고 있던 신주인수권을 모두 매각하며 유상증자에 불참해 책임 경영이 도마에 올랐지만, 역대급 실적 전망과 높은 할인율이 적용된 발행가액이 투자 메리트로 작용하며 계획했던 공모 물량이 완판됐다.

이수페타시스가 오너일가의 불참에도 불구하고 주주배정 후 실권주 공모에 흥행하며 유상증자에 성공했다. 사진은 이수페타시스 CI. [사진=이수페타시스]

◆ 오너일가 불참에도 유상증자 공모 물량 완판

3일 이수페타시스 유상증자 주관사인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까지 진행된 이수페타시스 유상증자 실권주에 대한 일반 공모 청약 경쟁률은 112.329대 1을 기록했다.

이수페타시스는 689억원 규모의 시설자금과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지난달 29일 주주배정 유상증자 청약을 실시했다. 발행 예정주식 2천197만8천21주에 1천935만5천274주에 대한 청약이 들어오며 88.07%의 청약률을 기록했다. 이에 262만2천747주의 실권주가 발생했고, 전날부터 이날까지 이틀 동안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실권주 공모를 진행했다.

이수페타시스는 이번 유상증자를 앞두고 김상범 이수그룹 오너일가의 '책임 경영'이 도마에 올랐다.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유상증자임에도 김 회장을 비롯해 오너일가가 보유하고 있던 신주인수권을 모두 장내 처분하면서 유상증자를 외면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김 회장 등 오너일가는 지난달 13~18일에 걸쳐 신주인수권 140만9천4주를 장내 매각했다. 이는 오너일가가 배정받은 신주인수권 141만4천303주의 99.62%에 달하는 물량으로, 사실상 유상증자에 불참한 것이다.

김 회장의 부인인 김선정씨가 새로 부여받은 신주인수권 전량(115만336주)를 팔았고, 김 회장 본인도 배정된 신주인수권(24만3천274주)를 모두 처분했다. 김 회장의 두 아들 김세민(1만4천542주) 이수 전무와 김세현(852주)씨도 유상증자에 따라 부여받은 신주인수권을 전량 매각했다.

기업이 사업 확장을 위해 부족한 자금을 외부 수혈로 마련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기존 주주 입장에서 투자 대상 기업의 대규모 유상증자는 날벼락 같은 소식이다. 일반적으로 투자자를 특정한 유상증자는 공모 흥행을 위해 거래되는 주가보다 할인된 가격에 신주가 발행되고, 발행되는 신주 물량이 많을수록 희석 효과로 기존 주식의 가치가 떨어진다.

실제로 이수페타시스의 주가는 유상증자 계획 발표(17일 장 마감 후) 이튿날인 18일 장중 11.15% 급락하기도 했다. 기업을 지배하는 오너일가가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기업의 자금 조달 부담을 일반투자자들에게 전가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오너일가는 이번 유상증자 불참으로 지분율도 크게 낮아진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되는 신주(2천197만8천21주)는 기존 발행 주식 총수(4천126만8천398주)의 50%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에 오너일가의 지분율은 기존 8.04%에서 5.24%로 하락한다.

반면, 지주사인 이수는 배정주식 400만4천873주 모두 청약에 참여했다. 지분율은 기존 22.78%에서 21.19%로 소폭 하락한다. 이에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30.82%에서 26.43%로 줄어든다.

◆ 높은 주가 할인율·실적 성장 전망 긍정적 평가

오너일가 불참에도 실권주에 대한 공모 청약이 흥행하며 이수페타시스는 성공적으로 유상증자를 마무리하게 됐다. 실적 성장에 대한 기대감과 낮은 신주 발행가액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수페타시스는 올해 반도체 기판 수요가 급증하면서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42% 증가한 2천167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67.27% 급증한 134억원을 달성하는 등 호실적을 기록했다.

유선 네트워크 장비 등 수주가 늘어나며 향후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이수페타시스에 따르면 3분기 기준 월평균 수주액은 36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증가했다. 이수페타시스는 4분기 이후에도 코로나19로 지연됐던 글로벌 통신 인프라 투자 재개와 통신 기술 발달에 따른 고다층 인쇄회로기판(MLB) 고사양화 수요 증가로 우호적인 경영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수페타시스에 대한 증권가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수페타시스는 내년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5천80억원, 556억원으로 각각 올해보다 7%, 31% 증가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며 "고객사들의 탈중국 트렌드, 통신 고도화, 우호적인 경쟁 환경이 실적 전망에 대한 가시성을 높여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유상증자를 감안한 이수페타시스의 시가총액은 2천200억원 수준으로, 내년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7.4배에 불과하다"며 "적정 시총은 4천500~5천억원으로 추산된다"고 분석했다. 현재의 2배 이상 주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얘기다.

신주 발행가액에 적용된 높은 할인율도 투자 유인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최종 발행가액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시장가격 대비 20%대의 할인율이 적용돼 최종 유상증자 공모가액은 3천135원으로 결정됐다. 이날 이수페타시스 종가(4천5원)보다 21.7% 낮은 수준이다. 신주가 상장되는 다음달 18일까지 주가가 현재 수준을 유지하면 투자자로선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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