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베테랑 이용규(외야수)는 올 시즌 키움 히이로즈에서 리드오프 노릇을 톡톡히 했다. 그는 3할 타율을 달성하지 못했지만 정규리그 133경기에 나와 타율 2할9푼6리(459타수 136안타) 1홈런 43타점 17도루라는 성적을 냈다.
88득점과 함께 볼넷 77개, 고의사구 두 차례, 몸에 맞는 공 5개 등으로 출루율 3할9푼2리도 기록했다. 지난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1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도 1번 타순에 나와 4타수 1안타 2득점하며 키움의 7-4 역전승에 힘을 실었다.
그런데 그는 정규리그에서 진기한 기록 하나를 세웠다. 공식기록은 아니다. 히어로즈 구단에 따르면 이용규는 올 시즌 500타석 이상(547타석)을 소화하는 동안 단 한 번도 배트를 부러트리지 않았다.
이용규는 매 시즌 7~10자루 정도 야구배트를 교채한다. 그는 "프로에서 17년을 뛰는 동안 방망이가 부러지지않은 적은 올 시즌이 처음"이라며 "연습 타격 때 두 차례 부러진 것을 빼고 경기에서 파손된 경우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적은 처음이라 신기할 뿐"이라며 "타격시 더 집중한 것 외에 변화를 준건 없다. 그런데 왜 그런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고 얘기했다.
강병식 키움 타격코치는 "이용규는 1번 타자로 나오는 경우가 많고 파울 타구를 많이 만들어내는 스타일상 방망이가 많이 부러질 수 밖에 없다"며 "보통 방망이 끝이나 손잡이 부분에 공이 맞으면 잘 부러진다"고 설명했다.
강 코치는 "이용규는 올 시즌 대단하다"며 "배트 가운데로 정확한 타격을 해 이런 결과가 나온것 같다"고 덧붙였다.
홍원기 키움 감독도 이용규의 활약에 만족하고 있다. 홍 감독은 "이용규의 경험치는 큰 힘이 됐다"며 "이정후가 결승점이 된 2타점을 기록했지만 2사 후 이용규와 김혜성의 출루가 역전 발판이 됐다. 득점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데 이용규의 가치는 크다"고 강조했다.
2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2차전을 앞두고 현장 취재진과 공식 인터뷰에도 자리한 이용규는 "그동안 경기를 하며 배트가 부러지지 않은 적이 없었다. 한 시즌에 보통 450타석 정도 나가고 그 기간에 방망이는 7~8자루는 부러진다"며 "배트를 만드는 나무가 예전보다 단단해진 건지 아니면 내가 공을 약하게 친 건지 잘모르겠다"고 웃었다.
그는 "이렇게 단 한 자루도 안 부러진 게 너무 신기하다"며 "아마도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이지 않을까싶다. 물론 배트가 부러지지 않았다고 계속 같은 배트로 쓸 순 없다. 돌려서도 쓰고 다른 팀 선수들에게도 주고 그런다"고 얘기했다.
이용규는 또한 "원래 배트를 주문해야 하지만 부러지지 않아서 올 시즌에는 추가 주문하지 않았다. 어제(1일) 사용한 배트는 정규리그 6경기를 남기고 바꾼 배트로 타석에 나갔다"며 "오늘도 같은 배트를 사용한다. 팀이 이기고 있으면 똑같은 방망이를 들고 타석에 나간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12자루를 주문했었다"고 설명했다.
1차전도 되돌아봤다. 이용규는 "재미있었다"며 "팬들도 많이 찾아오셨고 오랜만에 야구하는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집중력도 더 좋아졌다. 그리고 우리 팀은 다음 경기가 없는 상황이라 선수들 끼리도 '한마음 한뜻으로 하자'고 했다. 그래서 오늘(2일) 기회가 온거 같다. 2차전도 선수들이 서로 잘 뭉쳐 꼭 이겼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잠실=류한준 기자(hantae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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