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한국의 택시 시장 규모는 약 80억달러로 세계 5대 시장 중 한 곳으로 보고 있다. 우버에게는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장이며 그래서 최초로 합작 법인을 설립하고 새로운 브랜드도 구축했다. 이 두 가지만 보더라도 한국 시장에 대한 우버의 강력한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지난 2015년 한국 시장에서 부진했던 우버가 '우티(UT)' 브랜드를 내세워 한국 시장 재도전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우티는 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2022년까지 가맹택시 숫자를 최대 2만대까지 늘리고, 차량공유(카풀) 등 새로운 서비스를 통한 수익 다각화를 거론하며 구체적인 한국 시장 로드맵을 처음 발표했다. 그 기점은 이날 출시된 우버와의 통합 앱이다.
톰 화이트 우티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월 '우티' 서비스가 한국에 출시된 이후 7개월간 우버는 물론 티맵모빌리티의 새로운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해 왔다"며 "한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이면서도 빠르게 성장하는 모빌리티 플랫폼 시장이며 택시 플랫폼 시장에서는 그런 변화가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티는 아직 한국에서 실현되지 않은 잠재력이 많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韓 공략 시련 겪은 우버, '우티'로 갈아입고 6년 만에 본격 '재시동'
전세계에서 차량 호출 서비스로 빠르게 확장하던 우버가 한국 시장에 처음 진출한 것은 지난 2013년이었다. 우버는 당시 승차공유 서비스인 '우버엑스'를 한국에 선보였지만, 택시업계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이에 검찰은 우버를 불법 여객 운수 혐의로 기소했고 국회 역시 '우버 영업 금지법'을 통과시키며 우버는 사면초가에 몰렸다.
그로부터 5년 뒤인 2020년 10월, 우버와 SK텔레콤이 '우티'라는 합작법인을 통해 협업 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했고 이후 지난 4월 우티가 설립됐다. 우버가 51%, SK텔레콤의 자회사인 티맵모빌리티가 49%의 지분을 가졌다. 우티는 설립 약 20일만에 우티 브랜드를 공개하며 가맹택시를 중심으로 한국에서의 사업을 재개했다. 그리고 이날 우버와 티맵의 기술력이 결합된 새로운 통합 우티 앱을 출시했다.
톰 화이트 CEO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 개정 등의 규제 변화와 조인트벤처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승객들과 택시기사들에게 더욱 향상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티맵택시 앱이 보유한 전국 택시·승객 네트워크와 티맵 내비게이션 기술, 우버가 1만여개 이상 도시에서 실제 운행하면서 증명된 기술과 탑승자 중심 서비스를 하나로 통합해 새로운 우티 앱을 출시했다"고 말했다.
통합 앱 출시를 기점으로 우티는 보다 공격적으로 한국에서 우티의 시장 비중을 높이겠다는 각오다. 궁극적으로 전국 어디서나 우티 앱으로 우티 택시와 일반 택시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가맹택시를 많이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런 만큼 우티는 우선 1~2천대 수준으로 알려진 가맹택시 숫자를 올해 말까지 1만대까지 늘리고, 일반 택시 호출 서비스는 전국으로 확대한다. 또 2022년에는 가맹택시 숫자를 2만대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현재 택시 시장점유율 1위인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택시 숫자가 2만6천여대 선으로 추산된다.
택시호출 서비스와 함께 차량공유 서비스도 추진한다. 내년 1월부터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택시를 이용한 승차공유 서비스가 제한적으로 허용될 예정이다. 이에 발맞춰 우티 역시 '우티 풀(가칭)'이라는 차량공유 서비스를 내년 초 선보일 방침이다. 톰 화이트 CEO는 "택시 합승 기술을 국내 최초로 택시에 도입하면 승객은 이동 비용을 절감하고 기사들은 새로운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며 "향후 한국 모빌리티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탄력요금제도 추진한다. 출퇴근 시간이나 대중교통 막차 시간대 등 혼잡시간대에 택시를 보다 빨리 잡을 수 있도록 하는 '우티 플래시' 서비스도 조만간 선보일 에정이다. 혼잡시간대에 웃돈을 주고 빠르게 택시를 배차할 수 있도록 하는 대신 상대적으로 택시 호출 빈도가 적은 시간대에는 호출요금을 낮추는 방식이다.
◆"앱으로 미리 요금 알 수 있어"…카풀 서비스 등도 신규 추진
우티가 이날 중점으로 내세운 부분은 '앱 기반 사전 확정 요금제'다. 승객이 입력한 목적지를 바탕으로 앱 상에서 미리 요금을 고지하고, 사전에 이용 요금을 확정하는 것이 골자다. 승객은 탑승 후 도착 지점에서 실제 이용 금액과 관계없이 탑승 전 안내받은 요금을 지불하면 된다.
단, 교통사고‧도로공사 등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요금이 재산정 될 수 있다. 우티는 사전 확정 요금제로 요금과 관련해 생길 수 있는 분쟁을 미리 예방하겠다는 방침이다.
우버와의 통합성도 강조했다. 해외에서 우티 앱으로 우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반대로 해외에서 국내로 온 이용자들이 우버 앱으로 우티택시를 호출 가능하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인앱 메시지를 통해 실시간 번역 기능도 제공한다. 톰 화이트 CEO는 "매일 사용하는 앱을 해외에서도 그대로 사용하고 결제도 똑같이 한다는 것"이라며 "앞으로 코로나19가 끝나고 여행이 다시 자유롭게 이뤄지게 되면 이 기능이 정말 강력한 기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사업에 진출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대표적으로 택시를 활용한 배달 진출 계획이 거론됐다. 김기년 우티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새로운 사업 기회와 관련해서는 오픈돼 있으며 이와 관련한 기술이나 상품은 다 있다"라며 "유망하다고 생각하면 할 수 있고, 열려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향후 타입1(플랫폼 운송사업) 진출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타입1은 직접 택시 면허를 사는 형태로 택시 시장에 뛰어드는 비즈니스 방식이다.
김기년 COO는 "우티는 편안한 이동가치를 제공한다는 것이 기본 철학"이라며 "항상 믿고 탈 수 있고 승객과 기사들에게 기본적으로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윤선훈 기자(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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