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올해로 취임 2년차를 맞은 경계현 사장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빛을 발하면서 삼성전기가 올해 3분기 동안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와이파이 모듈 같은 비주력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성장이 기대되는 반도체 기판에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한 덕분이다.
삼성전기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0.6% 증가한 2조6천887억원, 영업이익이 48.9% 늘어난 4천578억원을 올렸다고 27일 밝혔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이다.
직전 분기인 올해 2분기와 비교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9%, 35% 늘어났다. 이는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반도체 패키지기판 등 고부가 제품 공급 확대 영향이 컸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모바일용 소형·고용량 MLCC 및 산업·전장용 MLCC, 고사양 반도체 패키지기판 등 고부가 제품의 판매가 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사업 부문별로 살펴보면 컴포넌트 부문의 3분기 매출은 1조3천209억원이다. 스마트폰용 소형·고용량 제품 및 산업·전장용 등 고부가 MLCC 공급 확대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4%, 전분기 대비 11% 증가했다.
삼성전기는 이날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MLCC 출하량은 전분기와 유사했고, 산업 및 전장용 수요가 확대돼 풀가동에 준하는 가동률을 보였다"며 "재고 수준은 소폭 증가했지만 건전한 수준을 유지했고, ASP(평균판매가격)도 고용량품 확대 등으로 전분기 대비 상승했다"고 말했다.
물류비와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과 관련해선 "최근 희토류, 니켈 등 일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영향이 일부 있지만 개별 원자재 가격이 MLCC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 내부 효율 개선을 통해 충분히 흡수할 수 있었다"며 "물류비도 MLCC 사업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밝혔다.
최근 중국 전력 공급난 문제에 따른 MLCC 공장 가동 중단과 관련해선 "중국 전력 제한 초기에 일시적 영향이 있었지만 바로 정상화됐다"며 "생산 계획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비상발전기 등의 대비책을 마련했고 협력사들도 정상 가동 중"이라며 "현지 원자재 회사도 항시 모니터링하며 생산에 문제 없도록 조치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기는 4분기에 PC, TV용 수요가 세트 증가 둔화 및 재고조정 영향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고부가 스마트폰 및 산업·전장용 MLCC 수요는 견조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4분기는 IT를 중심으로 한 세트업체의 재고 조정영향으로 일시적인 출하량 감소가 예상돼 재고도 다소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도 "다만 고용량 네트워크 및 전장 수요는 여전히 견조할 것으로 보여 블렌디드 ASP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또 삼성전기는 내년에 MLCC의 연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5G 확대 등으로 고부가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초소형·초고용량 고부가제품을 중심으로 제품 믹스 개선과 생산성 향상으로 전년 대비 MLCC 이익률은 많이 개선됐다"며 "전장용 MLCC에선 고온·고압 고부가 제품으로 올해보다 이익률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장용 MLCC는 중요한 사업"이라며 "전기차 파워트레인 등 고신뢰성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담당하는 모듈 부문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 전분기 대비 3% 감소한 7천874억원을 기록했다. 전략거래선의 폴더블 스마트폰 신모델 출시로 고성능 슬림 카메라 모듈 판매는 증가했지만, 중화 스마트폰 시장의 수요 둔화로 전체 매출은 감소했다.
또 삼성전기는 내년 출시 예정인 고사양 카메라모듈로 올 4분기 비수기 영향을 최소화 할 것이란 계획을 드러냈다. 반도체 수급 이슈와 관련해선 주요 거래선 스마트폰 출시 계획에 맞춰 생산이 조정됨에 따라 카메라모듈 사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4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에 따른 거래선 수요 약세로 3분기 대비 수요 감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1분기 출시 예정인 플래그십 스마트폰용 고사양 멀티 카메라모듈 공급으로 계절적 비수기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장용 카메라모듈 사업에 대해선 "수요선 적극 대응 확대로 전년 대비 대폭 성장 전망된다"며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자율주행 기능 확대로 전장카메라 중요성이 증가되고 있고, 고사양 다기능화가 예상되는 만큼 IT용 카메라에서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제품 차별화를 확대하고 메이저 고객사에 공급 확대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4분기는 렌즈 및 액츄에이터 내재화 역량을 기반으로 제품을 차별화할 것"이라며 "주요 거래선을 대상으로 차세대 고성능 제품 공급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기판 부문은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8%, 전분기 대비 24% 증가한 5천804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반도체 패키지기판은 고사양 AP용 및 5G 안테나용 BGA, 노트 PC 박판 CPU용 FCBGA 등의 공급 확대로 실적이 개선됐다. BGA(Ball Grid Array)는 모바일 AP, 모바일용 메모리 칩 등에 적용되는 소형 반도체 패키지기판, FCBGA(Flip-chip Ball Grid Array)는 PC CPU, 서버 등에 적용되는 중대형 반도체 패키지기판을 뜻한다.
이 중 FC-BGA는 최근 공급이 달려 품귀 현상을 보이며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이에 삼성전기는 1조원 규모의 반도체 패키지기판 공장 증설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삼성전기 관계자는 "FC-BGA 사업은 중장기적인 시장 수요와 고객 요구를 적기에 대응하기 위해 보완투자와 제품 믹스 개선으로 캐파(생산 능력) 개선에 나선 상태"라며 "단계적 캐파 증설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대규모 투자 관련해선 현 시점에서 말하기 어렵다"며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면 추후 시장과 소통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PC를 중심으로 현재 FC-BGA를 공급 중"이라며 "서버용은 다수 거래선 요청을 받아 개발에 참여 중으로, 내년 하반기쯤 서버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4분기 실적과 관련해선 연말 세트 업체의 재고 조정 영향으로 매출의 경우 3분기에 비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코로나19, 미·중 무역갈등, 반도체 무역 갈등 이슈 외에도 미국 테이퍼링과 금리인상,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 중국 전력난 등 대외 환경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공격적으로 나서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4분기는 세트(완성품) 업체들의 재고 조정 및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3분기 대비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며 "하지만 전년 동기 대비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외 환경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5G등 기술 변곡점에 따른 성장 모멘텀, AI관련 부품수요 확대 등 성장 기회도 분명히 있다"며 "스마트폰 AP용 BGA, 박판 CPU용 FCBGA 등 고부가 제품의 공급을 확대해 수익성을 높이고, 고다층·미세회로 및 부품내장 등 핵심기술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시장의 요구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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