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부자 1위 '이재용'…서정진에 곧 추격 당할까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올해 6월 말(2분기) 대비 9월 말(3분기) 기준으로 최근 3개월 간 국내 50대 그룹 총수의 주식평가액이 8조원 가까이 증발한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조원대로 국내 주식부자 1위에 올랐다. 또 정몽진 KCC 회장의 주식재산이 1천억원 넘게 불어난 반면,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2조6천억원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가 '2021년 3분기 국내 50대 그룹 총수 주식재산 변동'을 분석한 결과, 상장사 주식을 보유한 그룹 총수는 38명으로 집계됐다.

이들 38명 그룹 총수의 올 6월 말 주식평가액은 총 60조8천57억원이었으나 9월 말에는 53조1천229억원으로 감소했다. 최근 3개월 새 7조6천억원(12.6%↓) 넘게 주식가치가 하락한 것이다. 또 올 연초와 2분기(3월 말) 기준 50대 그룹 총수의 주식가치 합산 금액은 각각 45조2천800억원, 48조5천371억원이었다.

50대 그룹 총수 중 3분기(6월 말 대비 9월 말) 기준 주식평가액 상승률만 놓고 보면 이우현 OCI 부회장이 1위를 차지했다. 올 2분기(6월 말)에 1천412억원이던 이 부회장의 주식가치는 3분기(9월 말)에 1천935억원으로 최근 3개월 새 500억원 넘게 증가했다. 주식 재산은 37% 수준으로 크게 늘어났다.

같은 기간 동안 이순형 세아 회장 역시 1천43억원에서 1천408억원으로 상승했다. 35% 수준으로 2분기 대비 3분기에 지분가치가 뛰었다. 이 회장은 4개 종목에서 주식을 보유 중인데 이 중 '세아제강지주'의 주식 가치가 크게 오르며 전체 주식평가액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 외에도 정몽진 KCC 회장은 21.1%(6월 말 5천976억원→9월 말 7천237억원), 장형진 영풍 회장 15.4%(3천302억원→3천810억원),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 15.1%(2천972억원→3천420억원) 순으로 50대 그룹 총수 중 2분기 주식재산 증가율 상위 다섯 손가락 안에 이름을 올렸다.

이와 달리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6월 말 4조6천441억원 정도이던 주식가치가 9월 말에는 3조2천932억원으로 29.1%(1조3천509억원↓)나 크게 하락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도 9조6천373억원에서 6조9천766억원으로 27.6%(2조6천606억원↓) 정도로 주식평가액이 증발했다.

이외 정의선 현대차 회장 17.8%↓(4조2천161억원→3조4천661억원), 장제주 동국제강 회장 17.3%↓(2천952억원→2천440억원),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 16.3%↓(3천638억원→3천46억원) 순으로 3분기 주식평가액 하락률 5명 총수 그룹군에 속했다.

6월 말 대비 9월 말 기준 주식평가액 금액으로 살펴보면 정몽진 KCC 회장이 1천200억원 이상 불어나 가장 크게 웃은 반면,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2조6천억원 넘게 뚝 떨어지며 울상을 지었다.

범위를 올 1월 초 대비 9월 말 기준으로 넓혀 살펴보면 정몽진 KCC 회장의 주식재산은 최근 9개월 새 120%(3천956억원↑) 이상 상승했다. 이 외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이 111.4%(1천286억원↑), 이순형 세아 회장이 101.2%(708억원↑) 순으로 최근 9개월 새 주식재산이 100% 넘게 불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9월 말 기준 50대 그룹 총수 중 주식재산 1조 클럽에 가입한 인원은 1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분기 때 13명이었던 것보다 1명 줄어든 숫자다. 3분기에 국내 그룹 총수 중 주식재산 1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부회장의 9월 30일 기준 주식평가액은 14조1천653억원 수준이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6조9천767억원으로 조사 대상 그룹 총수 중 2위를 차지했다. 3~5위에는 각각 최태원 SK 회장(3조4천785억원),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3조4천661억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3조2천933억원)이 톱5에 포함됐다. 이 중 최태원 SK 회장은 2분기에 주식평가액이 상위 5위였으나, 3분기에는 톱3까지 진입했다.

이 외에도 ▲넷마블 방준혁 의장(2조4천461억원) ▲네이버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2조3천783억원) ▲LG 구광모 회장(2조3천340억원)은 주식재산 2조원을 넘어섰다. 또 ▲셀트리온 서정진 명예회장(1조8천981억원) ▲현대중공업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1조3천594억원) ▲CJ 이재현 회장(1조3천45억원) ▲효성 조현준 회장(1조2천553억원)은 주식재산이 1조원 이상으로 조사됐다.

2분기 때 1조원 넘게 주식평가액을 보였던 한국투자금융 김남구 회장은 9월 말에 9천954억원으로 '1조 클럽'에서 탈락했다.

삼성일가 4명의 주식재산은 최근 3개월 새 3조6천억원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용 부회장의 재산은 6월 말(15조6천100억원) 대비 9월 말에 1조3천857억원 정도 감소했다. 이 외에도 홍라희 여사 9천460억원(6월 말 11조3천397억원→9월 말 10조3천937억원), 이부진 사장 6천797억원(7조7천254억원→7조456억원), 이서현 이사장 6천355억원(7조1천732억원→6조5천377억원) 수준으로 삼성가 4명의 주식가치가 모두 떨어졌다. 삼성가 4명의 6월 말 합산 주식평가액은 41조7천896억원이었는데 9월 말에는 38조1천424억원으로 낮아졌다.

CXO연구소 관계자는 "조사 기준을 그룹 총수가 보유한 비상장사 주식 현황으로까지 범위를 넓히더라도 올 3분기 국내 주식부자 1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라며 "하지만 가까운 시일에 주식부자 1위 자리가 뒤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주식부자 1위를 넘보는 1순위 후보는 셀트리온 서정진 명예회장이다. 서 명예회장은 자신이 직접 보유한 상장사 지분가치는 9월 말 기준 2조원에 미치지 못한다. 여기서 비상장사가 보유한 지분까지 포함해 계산할 경우 9월 30일 기준 서 명예회장의 주식가치는 13조5천546억원으로 크게 늘어난다. 이는 같은 기간 삼성 이재용 부회장과 6천100억원 정도 차이나는 금액이다.

그러나 이달 1일 들어 격차는 533억 원으로 확 좁혀졌다. 이 부회장과 서 명예회장의 주식평가액 차이도 100대 99.6 비율로 거의 대등해졌다.

CXO연구소 관계자는 "서 명예회장의 경우 셀트리온헬스케어 상장사 종목의 주식을 직접 보유 중"이라며 "비상장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 지분을 100% 소유하며 셀트리온헬스케어 종목 주식도 함께 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상장사 셀트리온스킨큐어 지분(70.23%)도 보유 중"이라며 "이를 통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도 함께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덧붙였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도 비상장사 주식을 포함해 계산하면 올 2분기(6월 말) 때만 해도 17조3천억원을 넘기며 국내 주식부자 서열 1위에 올라선 바 있다. 하지만 9월말 기준 김 의장의 주식평가액은 12조5천700억원 수준으로 계산됐다. 최근 3개월 새 5조원 가까이 주식재산이 쪼그라들면서 국내 주식부자 서열에서도 1위에서 3위로 밀려났다.

이번 조사 대상 50개 그룹 총수가 보유한 주식종목은 100여 곳으로 파악됐다. 이중 6월 말 대비 9월 말 3분기에 종가 기준 주식가치가 50% 넘게 크게 오른 종목은 2곳으로 나타났다. 이 중 세아제강지주는 6월 30일 7만5천900원이던 주가가 9월 30일에는 14만원으로 84.5%나 퀀텀점프했다. 같은 기간 효성첨단소재도 44만500원에서 66.4% 오른 73만3천원으로 주식가치가 크게 올랐다.

이 외에도 ▲OCI 37%(11만7천500원→16만1천원) ▲코오롱인더스트리 23.5%(8만800원→9만9천800원) ▲KCC 21.1%(34만3천500원→41만6천원) 등으로 올 2분기 주가 상승률 톱5에 이름을 올렸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올 2분기 대비 3분기에 50대 그룹 총수 중 주식재산이 증가한 숫자보다 감소한 경우가 3배 더 많은데다 주식재산 1조 클럽에 있는 총수 모두가 이전 분기 때보다 주식평가액이 감소하며 주식시장을 견인해야 할 대장주 주식종목들도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며 "올 4분기에는 IT 관련 주식종목들이 어느 정도로 상승세를 보이느냐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 분위기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