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고정삼 수습 기자] 최근 웹툰·웹소설 작가들을 중심으로 불거지고 있는 네이버·카카오 등 플랫폼 업체들의 과도한 수수료와 불공정 계약 관행에 대해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가 나란히 작가들의 고충을 면밀히 살피겠다고 답했다. 다만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고율의 수수료 구조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항변했다.
1일 오후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공동대표는 "그 동안 저희가 (웹툰·웹소설 시장을) 몇십배, 몇백배 성장시키면서 잘하고 있다고 취해 있었다"며 "이번 국감을 계기로 (불공정 논란이 제기된 부분에 대해)반성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작가들의 환경 개선에 대해 기업이 할 수 있는 부분과 정부와 함께 힘을 합쳐서 할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 역시 "계속 창작자 권익과 수익 확대를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그간 미처 파악하지 못한 애로사항이나 고충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에 대한 개선을 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이날 복수의 문체위 의원들은 웹툰·웹소설 시장에 불공정 거래가 만연하며, 전체 매출에서 웹툰·웹소설 플랫폼이 가져가는 수수료 비율이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웹툰 플랫폼 기업이 가져가는 수수료가 웹툰 시장 초기에는 10%였는데 지금은 40%까지 올라갔고 향후 70%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며 "웹툰 작가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만화진흥법개정안을 제출했으나 현장에서의 잘못된 관행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완전한 문제 해결에는 미흡하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에이전시(CP)의 불공정 계약 문제를 집중적으로 짚었다. 유 의원은 "웹툰 표준계약서가 버젓이 있음에도 웹툰·웹소설 창작자들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불공정 계약이 만연해 있다"며 "특히 계약서상에 작가의 의무, 책임에 대해서만 나와 있고 회사의 귀책 사유에 의한 손해배상 사항에 대한 내용은 전혀 없는 경우도 많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2차 저작물과 관련한 사업 행위에 대해 독점적·배타적 권한을 회사 쪽에서 취득하는 부분, 작가의 작업물을 회사에서 제한 없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부분 등도 문제삼았다.
이에 대해 이진수 대표는 "현실적으로 CP와 작가 숫자가 워낙 많다 보니 이들 간 관계에서 어느 정도 협업하고 있는지 다 알 수는 없다"며 "자회사 CP를 대상으로라도 자체적으로 전수조사를 하겠다"라며 개선 의지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공정거래법 취지를 살려서 저희가 선도적인 모델로 모든 것이 개선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카카오엔터가 직접적으로 비판받고 있는 수수료 문제에 대해서는 큰 문제가 없다고 항변했다. 이 대표는 "수수료가 30~50%라고 하는데 실제로 iOS의 경우 인앱 결제 강제화 이후 표준계약 기준으로 애플이 수수료 30%를 떼 가고, 저희 쪽에서 10%를 가져가는 정도이며 안드로이드는 5~6% 결제수수료를 제외하고 25% 정도를 가져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플랫폼이 작가보다 더 많은 수수료를 가져가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저희가 '창작 준비금'이라는 명목으로 선투자를 진행한 경우 리스크를 감수한 투자이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10%의 수수료를 더 가져가기도 한다"면서도 "이 경우에도 실제 작가들에게 돌아가는 정산률은 지난 7년간 평균적으로 볼 때 66%에 달했다"고 주장했다. 세간에 많이 알려진 45%의 수수료는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거듭 해명했다.
김준구 대표 역시 현재의 구조에 큰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그는 "네이버웹툰의 경우 전체의 88% 작가들이 회사와 직접 계약하기 때문에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계약 구조가) 네이버웹툰과는 관련이 낮다고 본다"며 "실제로 수수료 비율에 있어서도 타 경쟁사뿐만 아니라 글로벌 어떤 업체와 비교해서도 작가에게 가장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최근 인수를 마친 문피아에 대해서는 "아직 인수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미처 확인하지 못한 부분이 있을 수 있기에 앞으로 불공정 행위가 없도록 하겠다"라고 언급했다.
다만 웹툰작가를 대표해 참고인으로 출석한 김동훈 웹툰노조 위원장은 수수료 구조에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플랫폼사가 많게는 전체 매출의 50%를 가져가는데, 그 나머지를 제작사(CP)와 메인 작가가 나누게 되며 메인 작가는 남은 돈으로 글작가, 보조작가 등의 급여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더욱이 작품에 대한 2차 저작권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권리 보호를 받지 못하며 작가들은 플랫폼과 제작사 사이 어떻게 계약돼 있는지 알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사회적 안전망도 부실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최근 '예술인 보호급여'가 시행됐지만 메인작가는 보조작가 등을 고용하고 있는 고용주라는 이유로 실업급여를 받지 못한다"며 "고생 끝에 작품을 연재해서 플랫폼에 올려도 30분 내로 불법 웹툰 사이트에 자신의 작품을 도둑맞게 된다"고 토로했다.
/윤선훈 기자(krel@inews24.com),고정삼 수습 기자(js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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